‘대구 키다리 아저씨’ 박무근, 따뜻한 사회 만든 숨은 영웅

청룡봉사상 ‘仁상’ 수상 미광전업 대표, 10년간 10억 기부 등 공로 인정

2022-06-26     김무진기자
지난 10년간 익명으로 사랑의열매에 매년 1억원 이상 10억원 넘게 기부해온 ‘대구 키다리 아저씨’의 주인공 박무근(72) 미광전업 대표가 나눔의 삶 공로를 인정받았다.

26일 대구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따르면 박 대표가 지난 24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 국제회의장에서 열린 ‘제56회 청룡봉사상’ 시상식에서 30여년 간 기부와 나눔을 실천해온 공로로 청룡봉사상 인(仁)상을 수상했다.

청룡봉사상은 안전하고 따뜻한 사회를 만드는 데 헌신한 숨은 영웅들에게 주어지는 상이다.

박 대표는 매년 연말마다 익명으로 ‘어려운 이웃을 위해 써달라’는 메모와 함께 대구공동모금회에 1억원 가량을 기부해왔다.

지난 2020년 12월에는 ‘10년간의 기부 약속을 마무리 한다’는 메모와 함께 마지막 익명 기부를 실천했다. 10년간 대구공동모금회에 기부한 누적 기부액은 총 10억3500여만원에 달했다.

그의 꾸준한 익명 기부는 대구를 넘어 전국적으로 감동을 선사하며, 곳곳에서의 훈훈한 익명 기부 사례를 낳기도 했다.

올 2월 대구모금회를 다시 찾은 박 대표는 실명으로 부인과 함께 새로운 나눔을 실천했다. 그는 가입 날짜와 시간을 기념해 부인 김수금씨와 2억222만2220원을 기부, 사랑의열매 고액 기부자 모임인 ‘아너 소사이어티’에 부부 회원으로도 이름을 올렸다.

이때 박 대표가 그간 많은 관심을 받았던 ‘대구 키다리 아저씨’였음이 밝혀지면서 다시 한 번 주목을 받았다.

1949년 군위에서 태어난 박 대표는 경제적 형편으로 학업을 끝마치지 못한 아픈 경험 때문에 ‘가난해서 학교에 다니지 못하는 아이들이 없었으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첫 기부를 시작했고, 올해로 30년을 맞았다. 매달 기부를 이어가다 좀 더 체계적으로 기부를 해야겠다는 생각에 2001년에는 기부 전용 통장도 개설했다. 그동안 활용된 통장만 23개에 이른다.

박무근 대표는 “과분한 상에 감사드리며 앞으로도 사회의 어두운 부분을 비추는 반딧불이 같은 역할을 하고 싶다”며 “제가 ‘키다리 아저씨’로 불리고 기억에 남는 것보다 우리 사회에 나눔 문화가 더 많이 확산돼 수많은 키다리 아저씨가 생겨나길 바란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