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관 후보자 임명·與 내홍·물가까지 ‘첩첩산중’

고심 깊어지는 尹대통령 외교 일정 끝, 국내 현안 산적 野, 김승희 지명철회 요구 속 임명 강행 시 대치 국면 심화 대통령 지지율 하락세 영향에 국민의힘 내홍 관리도 큰 부담 제3차 비상경제장관회의 열어 대책 논의에도 묘책은 안 보여

2022-07-03     손경호기자
윤석열
윤석열 대통령의 고심이 깊어지고 있다.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 등 빡빡한 외교 일정을 마치고 귀국한 윤석열 대통령 앞에 놓인 국내 현안이 산적해 있기 때문이다.

장관 후보자 임명 문제, 여당의 내홍, 치솟는 물가 등의 현안은 물론 하락세를 보이는 지지율도 윤 대통령에게는 적잖은 부담이다.

윤 대통령은 나토 정상회의 참석차 스페인으로 출국하기 전인 23일 박순애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후보자와 김승희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 김승겸 합동참모의장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경과보고서를 29일까지 재송부해줄 것을 국회에 요청했다.

이날까지 인사청문보고서가 재송부되지 않아 윤 대통령은 이들 3명에 대한 임명을 강행할 수도 있었다.

국회가 인사청문요청서를 재송부하지 않는다면 윤 대통령이 귀국 후 이들 3명에 대한 임명을 재가할 것으로 예상됐지만,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지난 28일 김승희 후보자를 대검찰청에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수사 의뢰하면서 상황에 변화가 생겼다.

김 후보자 측에서는 혐의에 대해 “회계 처리 과정에서 실무적인 착오”라고 했지만, 야당은 김 후보자의 정치자금 사적 유용·세종시 관사 재테크·엄마찬스·가족부동산 의혹과 막말 논란 등을 들어 지명철회·자진사퇴를 요구하고 있어 윤 대통령이 이들을 임명할 경우 야당과의 대치 국면이 더욱 악화할 것으로 보인다.

격화하고 있는 여당의 내홍도 윤 대통령에게는 큰 부담이다.

윤 대통령은 지난 24일 용산 대통령실 출근길에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관련 질문을 받고 “당무에 대해서는 대통령이 언급할 사안이 아니다”고 했지만, 여당 내홍이 윤 대통령의 지지율이 적잖은 영향을 미친다는 분석이 나오는 만큼 여당의 내홍도 관리해야 할 상황이다.

한국갤럽이 지난 1일 발표한 6월 5주 차 여론조사 결과(지난달 28~30일 실시, 전국 1000명 대상, 표본오차는 95% 신뢰 수준에 ±3.1%포인트)를 보면 윤 대통령이 직무수행을 ‘잘하고 있다’는 응답은 43%, ‘잘못하고 있다’는 응답은 42%였다. (여론조사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고) ‘잘하고 있다’는 응답은 6·1지방선거 직후 조사에서는 53%에 달했지만, 하락세를 보여 6월 3주 차 49%, 6월 4주 차 47% 등 하락세를 보였는데, 국민의힘의 지지율도 같은 기간 45%에서 43%, 42%, 40%로 동반 하락했다.

치솟는 물가 등 각종 경제지표가 부진한 것도 문제다.

당국은 오는 5일 발표하는 6월 소비자물가가 5월(5.4%) 수준을 뛰어넘어 6%대 상승률을 기록해 외환위기 때인 1998년 11월(6.8%) 이후 23년7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치를 나타낼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수출도 문제다. 지난 1일 발표한 ‘2022년 6월 및 상반기 수출입 동향’을 보면 올해 상반기 무역수지 적자는 103억달러(약 13조원)로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게다가 6월 수출 증가율이 5.4%로 16개월 만에 한 자릿수로 내려앉아 수출 침체 우려를 키우고 있다.

정부는 3일 오후 2시 정부 서울청사에서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주재로 ‘제3차 비상경제장관회의’를 열어 고물가, 수출 약화 문제를 중심으로 한 경제 긴급 대응 방향을 논의했으나 뾰족한 묘책이 나오기는 쉽지 않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