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요금 동결…경주시 ‘통큰’ 결정

상·하수도·종량제 봉투 버스·택시 요금 등 동결 도시가스 인상 폭 최대 조절 서민 물가 안정 행정력 집중

2022-07-21     박형기기자
경주시가 천정부지 치솟는 물가를 잡기 위해 지역의 공공요금을 동결하는 ‘통큰’ 결정을 내렸다.

경주시는 최근 치솟고 있는 물가를 안정시키기 위해 올 연말까지 상·하수도, 종량제 봉투, 버스·택시요금 등을 동결한다고 21일 밝혔다.

공공요금 동결이라는 경주시의 통큰 결정은 고물가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경주시민들에게는 시원한 청량제가 되고 있다는 평가다.

지난달 기준 국내 소비자 물가는 지난해 같은 달 대비 6.0% 상승해 외환위기 때였던 지난 1998년 11월(6.8%) 이후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특히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지난해 10월부터 올해 2월까지 3%대를 기록하다가 3월(4.1%), 4월(4.8%)에 4%대에 진입했고, 5월(5.4%) 5%대를 거쳐 지난달 6%대까지 도달하며 가파르게 오르고 있다.

이에 경주시는 물가대책종합상황실을 가동하며, 지방 주요 공공요금을 동결하는 방식으로 소비자물가 인상에 적극 대응하고 있다. 먼저 경주시는 올해 시내버스와 택시 등 대중교통 요금을 동결하기로 했다.

경주시의 시내버스 요금은 2016년 입석 기준 1300원으로 인상된 이후 6년 째 인상을 억제하고 있고, 택시요금은 2019년 기본요금 기준 3300원으로 오른 이후 3년 째 동결 상태다. 상·하수도 요금도 올 연말까지 동결기조를 유지한다. 또 1997년 이후 25년째 제자리 걸음인 생활폐기물 종량제 봉투 가격 현실화 계획도 당분간 중단한다. 경주시는 종량제 봉투 가격을 인상할 계획이었지만, 물가 상승률을 감안해 올 연말까지 보류하기로 결정했다.

이같은 소식을 접한 경주시민 김모(57·황성동)씨는 “모든게 올라 가뜩이나 죽을 맛인데, 경주시가 공공요금을 동결한다고 하니 듣던중 반가운 소식”이라고 시 행정력을 칭찬했다.

하지만 도시가스 요금은 인상 억제가 쉽지 않다.

정부가 고시한 도매요금과 광역자치단체가 결정하는 공급요금에 따라 매월 도시가스요금이 최종 결정되기 때문인데, 다행히 지난달 20일 경북도는 ‘물가대책위원회’를 열고 물가안정을 위해 이번달 도시가스 공급비용을 동결키로 결정했다.

경주시는 경북도, 중앙정부와 긴밀히 협력하며, 물가가 안정적 수준으로 유지될 때까지 도시가스 요금 인상 폭을 최대한 조절하겠다는 방침이다.

주낙영 시장은 “기초지자체 차원에서 물가안정을 위해 개입할 권한이나 여지가 많지 않지만, 중앙정부와 생활물가 안정 정책에 보조를 맞추고자 한다”며 “지자체 차원에서 대중교통과 종량제봉투, 상·하수도 요금 등 공공요금을 동결시켜 서민 물가 안정에 행정력을 집중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