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수돗물 녹조 발암물질 검출 “안전 이상없나”

3개 정수장서 청산가리 100배 독성 강한 마이크로시스틴 검출 환경단체 “유아·아동 등 안전 위험… 낙동강 보 수문 열어야” 시청 앞서 재발 방지책 촉구… 당국 “정수처리된 물 안전” 해명

2022-08-01     김무진기자
대구 수돗물에서 녹조 독성 물질인 마이크로시스틴이 검출돼 안전성 논란이 일고 있는 가운데 환경단체가 정부와 대구시에 안전대책을 촉구하고 나섰다.

대구환경운동연합, 낙동강네트워크, 낙동강 녹조 문제 해결을 위한 대구공동대책위원회 등은 1일 대구시청 동인청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대구 수돗물 녹조 독소 오염 파동에 대해 시민들에게 사죄하라”고 환경부와 대구시에 요구했다.

이들은 낙동강에서 떠온 녹조가 낀 원수를 용기에 담아 “홍준표 시장이 이 물을 한번 먹어보라”며 청사 진입을 시도하다 청원경찰 등의 제지로 무산됐다. 이 과정에서 고성이 오갔으나 물리적 마찰은 없었다.

환경운동연합 관계자는 “학문적 전문성과 학자적 양심을 걸고 수돗물의 녹조 독소를 분석한 학자와 연구 결과를 부정하는 관련 당국을 규탄한다”며 재발 방지책 수립과 함께 항의서한을 대구시에 전달했다.

앞서 지난달 말 대구환경운동연합은 낙동강 매곡·문산·고산정수장의 원수와 정수를 각각 채취해 부경대 이승준 교수 연구팀에 분석을 의뢰했다. 분석 결과 매곡에서 0.281ppb(㎍/L), 문산에서 0.268ppb(㎍/L), 고산에서 0.226ppb(㎍/L)의 마이크로시스틴이 각각 검출됐다.

마이크로시스틴은 청산가리보다 독성이 100배 강하며 간, 폐, 혈청, 신경, 뇌 질환을 일으킬 가능성이 큰 물질로 알려졌다.

대구환경운동연합 측은 “미국 환경보호국의 아동 허용치인 0.3㎍/L(성인 허용치는 1.6㎍/L)에 가깝다”며 환경부와 대구시에 알렸지만, 대구시는 환경부 지침에 따라 검사한 결과 마이크로시스틴이 검출되지 않았다고 반박했다.

대구시는 먹는물 수질감시 항목에 나타난 마이크로시스틴 4가지 종류에 대해서만 검사를 진행해 각각의 수치를 파악한 결과 독성 물질이 검출되지 않았다고 결론낸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환경단체는 “무더위로 녹조 현상이 심해지면 독소 수치가 더 올라갈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환경운동연합 등은 “대구 수돗물에서 검출된 독소 물질의 양은 유아와 취학 전 아동에 대한 권고기준에 거의 육박했다”며 “정부 등이 하루빨리 낙동강 보의 수문을 활짝 열어 시민들이 녹조 독의 공포로부터 벗어나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대해 대구시 상수도사업본부 측은 “낙동강 녹조 수치가 올라가도 오존처리와 활성탄 사용 횟수를 늘리면 정수 처리된 물은 안전하다”고 해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