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엇갈린 의견 속 “尹 대통령, 펠로시 의장 만나야” 한목소리

민주당, 혼선 준 대통령실 비판 “외교에 있을 수 없는 국정 운영 미중 갈등 측면서 큰 문젠 없어” 국힘, 환영 의전 생략 국회 지적 “외교적 심각한 결례… 사과해야 尹, 국익 위해 만나는게 바람직”

2022-08-04     손경호기자

여야는 휴가 중인 윤석열 대통령이 방한한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을 만나지 않기로 한 것을 두고 4일 다양한 목소리를 내면서도 한목소리로 윤 대통령이 펠로시 의장을 만나야 한다고 밝혔다.

다만 야권은 회동 추진에 혼선을 일으킨 대통령실에 책임을 돌리면서도 미·중갈등을 고려하면 회동을 추진하지 않는 것도 큰 문제가 없다는 의견도 있었다. 반면 여권은 책임을 윤석열 정부가 아닌 국회의장 측으로 돌렸다. 여당 내 일각에서 윤 대통령을 향한 비판의 목소리도 나왔다.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정책조정회의에서 “대통령실은 전날(3일) 하루 만에 ‘휴가 중이라서 안 만난다’에서 다시 ‘만남을 조율 중’이라고 했다가, 최종적으로 ‘만남이 없다’고 연이어 입장을 번복했다”고 지적했다.

박 원내대표는 이에 대해 “외교 관계에서 있을 수 없는 아마추어들의 창피한 국정 운영”이라고 비판했다.

우상호 비상대책위원장도 “(윤 대통령이) 지방에 있어서 안 만난다는 것은 궁색한 변명”이라며 “펠로시 의장이 불쾌하지 않게 잘 설명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다만 우 위원장은 “미·중갈등에 너무 깊이 빠져들지 않는 측면의 고려라면, 비판할 문제는 아니라고 본다”며 “윤 대통령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도 여러 번 대화를 나눴고, 한미동맹 자체에 큰 균열이 있는 게 아니라 이 문제를 심각한 정쟁의 내용으로 삼을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여권에서도 반응은 엇갈렸지만, 윤 대통령이 펠로시 의장을 만나야 한다는 목소리가 쏟아졌다.

하태경 의원은 이날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펠로시 의장 공항 도착 시 한국 국회에서 아무도 의전을 나가지 않았다”며 “미 하원의장은 우리로 치면 국회의장이기 때문에 의전 파트너는 정부가 아니라 당연히 국회로, 국회에서 방한 환영 의전팀이 나가야 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하 의원은 “만약 우리 국회의장이 미국에 도착했는데 미국 의회에서 아무도 마중 나오지 않고 냉대한다고 생각해보라. 얼마나 큰 외교적 결례고 대한민국 무시인가”라며 “국회의장은 이 심각한 결례에 대해 펠로시 의장에게 사과해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다만 하 의원은 “저는 대통령께서 만나는 게 좋다고 생각한다”며 “대만 방문 직후라 외교적 부담을 느낄 수도 있지만, 별개의 문제로 펠로시 의장과 대한민국 정부와의 의제는 대만 문제가 아닌 북한과 핵 문제, 한미동맹 등이다. 휴가 중이라도 국익을 위해 미팅을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