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왕족 이장발 임진왜란 참전 행적 담은 책자 발간

봉화 청량산박물관, 유적 정비 문화콘텐츠 등 제작 토대 마련

2022-09-13     채광주기자
봉화군 청량산박물관은 임진왜란 당시 활동한 충효당 이장발(李長發·1574~1592)의 행적을 담고 있는 국역서 책자를 발간했다.

이장발은 베트남 리왕조의 왕족인 이용상(李龍祥·1174~?)의 14세손으로 봉화 창평에 세거했던 인물이다. 임진왜란 시기에 봉화 지역은 왜군의 점령지역도 아니었고, 나이든 어머니와 어린 자식이 있는 19세의 가장인 이장발은 징집대상으로 적합하지 않았다.

하지만 장발의 모친은 3대 독자이자 갓 성혼한 장발에게 전장으로 나아갈 것을 강하게 권유했다. 이후 장발은 의병장 김해金垓(1555~1593)의 서기로 참전해 문경에서 죽음을 맞게 된다.

이런 이장발의 안타까운 죽음과 그의 충절을 기리기 위해 그의 후손들과 유림들이 1750년경 생가터에 사당을 건립하고 충효당(忠孝堂)이라 명명했다. 봉화군 봉성면 창평에 위치한 충효당은 화산이씨에 관한 우리나라에 몇 안 되는 유적으로 그 가치가 높으며, 생가 옆에 위치한 유허비는 화산이씨 관련 남한지역 유일의 금석문이다.

청량산박물관 관계자는 “충효당집에는 학서鶴棲 류이좌柳台佐(1763~1837)를 비롯한 문과 합격자 3명과 진성이씨 선비 4명 등 당대 지성인들의 글이 모여 있어 그 가치가 크다”며 “한국과 베트남의 오랜 역사적 교류를 상징하는 인물인 이장발의 국역서가 발간됨으로써 향후 관련 유적의 정비 및 문화콘텐츠 제작의 토대가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