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주변에 성범죄자 거주…학부모들 불안에 떤다

우리지역 학교 근처에 성범죄자 산다 미성년자 11명 성폭행범 김근식 17일 만기 출소…학부모들 불안 전국 초·중·고 학교 절반 이상 반경 1km 이내 성범죄자 거주 대구 69.1%, 경북 30% 달해…학부모 “정부 차원 대책 마련을”

2022-10-04     조석현기자
“딸 가진 부모로서 너무 불안합니다. 정말 이사라도 가야할까요?”

미성년자 11명을 연쇄 성폭행한 혐의로 징역 15년을 선고받고 복역 중인 김근식이 오는 17일 출소한다.

이로 인해 김근식이 거주하게 될 인근지역 학부모들의 불안이 가중되고 있다.

더군다나 전국적으로 다수의 성범죄자가 학교 인근에 거주하는 것으로 나타나 대책 마련이 시급한 실정이다.

4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남부지방법원은 최근 김근식의 전자장치 부착명령 준수사항 중 외출금지 시간을 오전 9시까지로 늘려달라는 검찰의 청구를 받아들였다.

이에 따라 김씨의 외출제한 시간이 기존 오후 10시~오전 6시에서 오후 10시~오전 9시까지로 늘어났다.

이는 등굣길 아동·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범행을 방지할 필요가 있다는 판단에서다. 뿐만아니라 주거지 제한과 여행 시 신고 의무도 추가됐다.

김씨는 안정적 주거지가 없을 경우 보호관찰관이 지정하는 장소에서 거주해야 하며, 주거 중인 시·군·구가 아닌 지역을 방문하거나 여행할 때는 담당 보호관찰관에게 신고 및 허가를 받아야 한다.

과거에도 김근식이 저지른 범죄가 등교 시간에 발생했고, 아동 대상 성범죄 절반이 한낮에 발생하는 상황에서 검찰이 내놓은 대책은 미봉책에 불과해 학부모들은 불안에 떨고 있다.

김근식의 경우 인천과 경기 일대를 돌아다니며 미성년자를 성폭행했기에 김씨의 거주지 이외 지역에 살고 있는 학부모들의 불안감도 더욱 증폭되고 있는 상황이다.

오전 9시 외출금지 대책 만으로는 재범을 막기 어렵다는 지적도 나온다.

실제로 한국형사정책연구원이 지난 4월 공개한 ‘한국의 범죄현상과 형사정책(2018)’ 보고서를 보면 13세 미만 아동 대상 성범죄의 51.4%가 정오부터 오후 6시 사이에 벌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성범죄가 벌어진 장소는 주거지(31%)가 가장 많았다.

가해자는 친족(14.2%)이나 지인(16.7%)보다 타인(63.7%)이 압도적으로 많았다.

또 더불어민주당 김영호 의원이 여성가족부로부터 제출받은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전국 초·중·고 12017개교 중 학교 반경 1km 내 신상이 공개된 성범죄자가 거주하고 있는 학교는 5911(49.1%)로 나타났다.

지역별로 살펴보면, 대구는 69.1%로 서울(80.1%), 인천(69.2%) 다음으로 많다. 경북도 29.6%로 나타났다.

초등학생 자녀를 둔 포항지역 학부모 A씨는 “내년에 딸아이가 중학교에 입학하는데 애 엄마로서 성범죄자가 학교 주변에 거주한다는 게 너무나도 불안하고 어찌할 바를 모르겠다”며 “애들과 함께 계속 붙어다닐 수 도 없는 일이고, 아이들을 안전하게 키울 수 있도록 정부와 사법당국이 대책을 마련해 달라”고 하소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