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심장’이 압사당하다

서울 용산구 이태원서 대형 인명참사 발생 핼러윈 맞아 대규모 압사사고…사망 153명·부상자 103명 2014년 ‘세월호 참사’ 이후 8년만에 최대 인명 피해 사고 노마스크 피해 키워…尹대통령, 사고 수습본부 긴급 가동 내달 5일까지 국가애도기간 지정…용산 특별재난지역 선포 29일 밤 서울 용산구 이태원동 한복판에서 압사사고 발생. 사망자 153명·부상자 103명 (중상 24명, 경상 79명)으로 집계 (30일 오후 6시 현재).

2022-10-30     손경호기자
서울 용산구 이태원 한복판에서 대규모 압사사고로 수많은 인명피해가 발생했다.

지난 29일 밤 핼러윈을 맞아 대규모 인파가 한꺼번에 좁은 골목길로 모이면서 이같은 피해를 낸 것이다.

30일 소방당국에 따르면, 이날 ‘이태원 참사’로 153명이 숨지고 103명이 다치는 등 총 256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다. 지난 2014년 세월호 침몰사고 이후 최대 인명 피해다. 사망자 153명 가운데 여성은 97명, 남성은 54명이다. 외국인 사망자 중에는 이란, 우즈벡, 중국, 노르웨이인이 포함됐다. 부상자 가운데 중상은 24명, 경상은 79명이다.

피해자 대부분이 20대이며, 여성 피해자가 남성보다 더 많았다. 부상자 82명 중 중상자가 많아 시간이 지나면서 사망자가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사고가 일어난 곳은 서울 용산구 이태원역 1번 출구 앞에서 번화가인 세계음식거리로 이어지는 좁은 골목길이다. 이 길은 폭이 4m 내외로 5~6명이 간신히 지나갈 수 있는 수준인데다가 경사가 높은 내리막이다.

이 골목길에 핼러윈을 맞아 이태원을 찾은 인파로 가득 찼다. 역에서 내려 가장 먼저 번화가로 이동할 수 있는 길이기 때문이다.

특히 3년 만에 첫 야외 노마스크 핼러윈을 맞아 대규모 인파가 몰리면서 참극을 키운 것으로 추정된다.

사고를 목격했던 사람들은 일부 시민이 넘어지자 이 길을 지나려던 사람들이 연쇄적으로 사람이 쓰러졌으며, 경사로 위에 위치한 사람들은 아래 상황을 모르기에 아래로 이동하면서 사고가 커졌다고 밝혔다.

소방과 경찰이 현장에 출동해 호흡곤란을 호소하거나 바닥에 쓰러진 사람들을 대상으로 심폐소생술(CPR)을 실시했으나 워낙 많은 사람들이 한꺼번에 사고를 당해 인명피해를 줄이기에는 역부족이었다.

경찰 관계자는 “마약 관련 여부는 현재까지 확인된 바 없다”고 말했다.

윤석열 대통령은 이날 사고 직후 한덕수 국무총리를 본부장으로 하는 사고수습 본부를 즉각 가동시키고 사망자 파악과 더불어 사고 원인에 대한 정밀조사 등 수습 준비에 나설 것을 지시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오전 2시30분께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가 가동 중인 정부서울청사 상황실에서 한 총리, 이 장관 등과 긴급 상황점검회의를 갖고 이같이 지시했다고 대통령실이 전했다.

한편 정부는 ‘이태원 참사’와 관련해 윤석열 대통령 지시에 따라 30일부터 다음달 5일까지를 국가 애도 기간으로 정하고 서울 시내에 합동 분향소를 설치하기로 했다. 사고가 발생한 서울시 용산구는 신속하게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