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년, 사랑, 정념, 예술 그리고 죽음까지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 완간

2022-11-15     손경호기자

 


마르셀 프루스트 서거 100주년이 되는 올해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 마지막 7편 「되찾은 시간」이 민음사에서 출간됨으로써 총 13권이 완간됐다

1909년부터 1922년 11월 18일 죽는 날까지, 마르셀 프루스트는 ‘작가의 내적 고향은 동일하며 따라서 작가는 엄밀한 의미에서 한 권의 책밖에 쓰지 못한다.’라고 외치며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를 쓰고 또 썼다.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는 《타임스》, 《르 몽드》 등 세계 유력 일간지에서 20세기 최고의 소설로 꼽히고 있다. 엘리엇, 모루아, 발레리, 베케트, 보부아르 같은 거장들뿐만 아니라 들뢰즈, 리비에르, 베냐민 등의 비평가, 철학자들에게도 지대한 영향을 끼친 소설이다. 17~18세기 소설들이 인간 내면보다 인간이 자리한 사회의 모습과 대자연의 광대한 힘을 담아내려 했다면, 프루스트는 오로지 ‘인간’, 그리고 그 인간이 구현하는 ‘의식의 흐름’ 자체에 생각과 펜을 맡긴 채 유례없이 장엄한 대작을 완성시켰다.

코르크로 문틈을 막은 방에 스스로 유폐되어, 천식과 맞서 싸우며 14년에 걸쳐 쓴 이 작품은 모두 7편, 수천 쪽에 달하는 원고로 이루어진 ‘20세기 최대의 문학적 사건’이다.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는 ‘나’라는 화자의 성장과 세심한 시선, 집요한 기억에 따라 한 인간이 품을 수 있는 극한의 사유를 오롯이 담아낸다.

그 속에 유년기의 추억, 사랑과 정념, 질투와 욕망, 상실과 죽음, 예술, 사회, 문화, 정치, 역사 등 그야말로 ‘인간 삶’의 총체적인 모습들이 생생하게 살아 움직이며, 독자로 하여금 “진정으로 가장 큰 체험”(버지니아 울프)을 하게 해 준다.

“진정한 삶, 마침내 발견되고 밝혀진 삶, 따라서 우리가 진정으로 체험하는 유일한 삶은 바로 문학이다.”라는 프루스트의 말처럼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는 우리가 ‘소설’을 통해 얻고 바라고 체험하고 희망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