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침내

2022-12-13     김희동기자

- 서숙희

 

 

운명의 플롯은 위험하고 감미로웠지

추리와 의심의 사색을 다 빨아들이자

마침내,

색이 다른 혐의는 안개를 파먹었지



바다 멀리 던진 기억은 파도를 다 삼켰지

쓰다 만 젊은 서사는 내 안에서 늙어가고

마침내,

헤어질 결심*을 모래 속에 파묻었지



파묻는 건 숨기는 것 숨기는 건 간직하는 것 미결의 사건으로 당신 안에

들어서

마침내, 당신의 심장을 영원히 가지는 것



*박찬욱 감독의 영화


 

서숙희

포항문인협회 회장

매일신문, 부산일보 신춘문예 시조,

월간문학 신인상 소설 당선,

시조집 먼길을 돌아왔네 외 4권,

중앙시조대상, 백수문학상 등 수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