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따먹기

2022-12-15     김희동기자

- 최귀희



커다란 동그라미 안에서

아이들이 땅따먹기를 한다



한 뼘 반원을 그려놓고

그 앞에 놓인 말 한 마리



힘껏 튕기면

히-힝, 히-힝,

멀리 달려가는 말



한 번, 두 번, 세 번 만에

들어와야 하는데



너무 멀리가서

미처 돌아오지 못할 때가 많았다



적당히 가야 길 잃지 않고

돌아올 수 있다는 걸 알았는지



저녁이 되면

애써 따먹은 땅을

공터에게 모두 돌려주고



아이들은 제각기 집으로 간다


 

 
최귀희

2002년 <<포항문학>> 신인상으로 작품활동,

2021년 <<월간문학>> 제158회 동시부문 신인상 당선,

                               시집 『국화빵이 피는 계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