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루궁뎅이버섯

2023-01-05     김희동기자

- 변봉희



궁뎅이를 벗어놓고
노루들은 어디로 갔지?


솜사탕 같은
흰 고슴도치 같은


아무리 살펴보아도
노루는 보이지 않고
궁뎅이만 뽀송뽀송 매달려 있네


뭉게구름 흘러가는
키 큰 나무 아래 서면
어디선가 노루들이
귀를 쫑긋 세우며 달려들 것만 같아


계곡마다 등성이마다
오색 단풍 활활 타는데

제 궁뎅이를 벗어놓고
노루들은 도대체 어디로 갔지?

 

번봉희

2007년 선린대 사회복지과 졸업

2018년 포항문예아카데미 수료

2021년 9월 <월간문학 신인문학상 동시> 유리새로 등단

2022년 12월 동아꿈나무아동문학상 수상

한국문인협회 회원&포항문인협회 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