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화목

2023-03-01     김희동기자

- 김장배



때로는 모진 태풍 가지 툭툭 분질렀지만

약이듯 따뜻한 햇볕 발라준 날 많았네

가을에 맺은 열매로 후손들도 보았지



한 시대를 증언하듯 묵언으로 견뎌왔을

부식을 막으려고 코팅한 뼈 한 조각

이사 온 박물관에서 또 한 생을 펼친다



나무도 뜻이 있어 자서전 썼던 걸까

나이테 갈피갈피 압축한 파일인 듯

한 세상 모진 풍파를 안경 쓰고 읽는다


 

김장배

울산 출생. 약학박사, 철학박사, 울산제일고등학교 설립자 겸 이사장. 울산광역시 교육위원회 의장 역임.

2015년 제1회 매일시니어 문학상 시조 부문 우수상, 2015년 제6회 경북문화체험 전국수필대전 은상.

2017년 국제신문 신춘문예, 2021년 제33회 신라문학대상 수필부문 수상, 2023 한국시조시인협회 신인상 수상.

시조집『과녁』『사막 개미』『풀꽃 시편』 , 현재 한국시조시인협회, 국제시조협회, 한국문인협회 회원,

경북문인협회 회원 ‘이목시조’ 동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