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사월의 디카시[늦은 후회]

2023-03-12     김희동기자

 

관모에 어사화까지 얻었으나

반겨주는 이 없는 집 앞에서

속 썩이던 날들을 마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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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작노트]

‘내가 먹고 살 만해야 효도도 하는거지’라는 말을 많이들 한다. 그러나 부모님이 그 시간을 건강히 기다려주지 않는 경우라면 어떨까.

가지가 늘어지도록 줄줄이 매달린, 꽃같은 붉은 열매는 나름 고생해서 얻은 성과와 성공일 것이다. 하지만 그런 그가 선 곳은 마당도 아닌 것이 바래고 찢어진 흔적 가득한 허름한 폐가 같은 곳이다.
 

방치된 듯 놓인 곳에서, 타고난 환경을 탓하지 않고 풍성하게 자란 모습에 감동하는 순간이었다.





디카시.글: 정사월 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