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죄수익금 인출 도운 현직 경찰 간부 덜미

대구경찰청 사이버수사대 근무 당시 인터넷 가짜 명품 판매 사건 수사하며 대포통장 공급책과 결탁해 범행 저지른 혐의 檢 “범행 묵인해 수많은 사기 피해자 발생… 엄정 대처할 것”

2023-03-16     김무진기자
가짜 명품 판매 일당의 범죄수익금 인출을 도와주고 돈을 받은 혐의로 현직 경찰 간부가 재판에 넘겨졌다.

대구지검 형사3부(부장검사 조용우)는 범죄자의 범행을 눈감아주고 그 대가로 뇌물을 받은 혐의로 대구 모 파출소 소속 경위 A(40)씨를 구속 기소하고, A씨에게 뇌물을 준 혐의로 대포통장 유통업자 B(42)씨를 불구속기소 했다고 16일 밝혔다.

검찰에 따르면 지난 2019년 대구경찰청 사이버수사대에 근무했던 A씨는 인터넷 쇼핑몰을 통한 가짜 명품 판매 사건을 수사하면서 대포통장 공급책과 결탁해 범행을 저지른 혐의를 받고 있다. 당시 가짜 명품 사건의 피해자는 2만2858명, 피해액은 26억원에 달했다.

검찰 조사 결과 A씨는 2020년 1월 6일 B씨로부터 범죄수익금 5700여만원이 남아 있는 대포통장에서 돈을 인출할 수 있도록 C씨를 찾아달라는 청탁을 받고 C씨 거주지 정보를 알아내 B씨에게 알려준 뒤 대가로 2000만원을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또 A씨가 B씨의 범행을 알고도 입건하지 않아 B씨는 이후에도 대포통장을 유통해 범행을 이어간 것으로 조사됐다.

검찰은 지난해 12월 경찰이 송치한 해외 선물 사이트 사기 사건을 수사하는 과정에서 경찰관과 브로커 간 금품 수수 정황을 발견하고, A씨의 범행을 확인했다.

이에 검찰은 지난 1월 18일 대구경찰청과 A경위의 거주지 등을 압수수색해 뇌물수수 혐의를 포착, 법원으로부터 구속영장을 발부받았다.

검찰 관계자는 “A경위가 B씨를 입건하지 않아 더 많은 사기 피해자들이 발생했다”며 “철저히 수사해 엄정 대처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