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철엔 바다의 피로회복제 주꾸미… "볶음보단 샤브샤브로"

2023-03-23     뉴스1
흔히 ‘봄 주꾸미, 가을 낙지’라는 말이 있다. 봄에는 주꾸미가 맛있고 가을에는 낙지가 맛있다는 의미다. 봄이 되면 산란을 앞둔 주꾸미가 통통하게 살이 찌며 더욱 쫄깃한 식감을 느낄 수 있다. 특히 알이 꽉 찬 봄 주꾸미는 ‘자양강장제’로 손꼽힐 정도다.

16일 이제균 대구자생한방병원 병원장에 따르면 주꾸미는 급격한 환경변화와 춘곤증 등으로 피로해지기 쉬운 봄철 건강 관리에 도움을 준다. 국립수산과학원의 한국수산물성분표를 보면 주꾸미는 낙지의 2배, 문어의 4배, 오징어의 5배에 달하는 타우린 성분을 함유하고 있다.

피로회복제의 원료이기도 한 타우린은 간 기능을 개선하고 신경을 안정시키는 역할을 한다. 또한 철분, 칼슘, 마그네슘 등 미네랄이 풍부해 빈혈과 고혈압을 예방하는 데에도 효과를 보이며 환절기 영향으로 입맛과 기력이 떨어진 이들의 건강관리에 제격이다.

한의학적으로도 주꾸미는 성질이 평(平)한 음식으로 누구에게나 탈이 없고 속을 편안하게 한다고 알려져 있다. 또한 동의보감에는 주꾸미에 대해 “간장 해독 기능을 강화한다”고 언급돼있다. 기력을 보충하는 보양작용이 뛰어난 것으로 전해진다.

이제균 원장은 “문제는 주꾸미를 그 자체로 먹기보다 매콤한 볶음 형태로 즐기는 사람들의 비중이 크다는 데 있다. 맵고 자극적인 음식은 위와 장을 자극해 소화를 어렵게 하거나 위염, 위산과다를 유발할 수 있다. 주꾸미를 볶는 과정에서 영양소가 파괴된다는 단점도 있다”고 말했다.

이 원장은 건강을 생각한다면 볶음요리보다는 샤브샤브와 같이 재료를 삶아서 즐기는 요리를 추천했다. 미나리를 곁들여 먹으면 간의 해독작용을 촉진할 수 있다. 미나리에는 비타민B가 풍부해 봄철 춘곤증 예방이나 식욕부진 해소에 도움이 된다.

이 원장은 “영양소가 풍부한 제철 주꾸미는 환절기 건강관리에 도움을 주지만 간을 세게 하거나 자극적으로 요리해 먹으면 건강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가급적 간을 약하게 하도록 하고 찜과 같이 간단한 조리법을 활용해 섭취하는 것이 건강과 맛을 모두 챙기는 지혜”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