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독화학물질

2006-07-17     경북도민일보
 스컹크의 악취는 악명 높다. 그 구린내를 옆에서 맡았다가는 숨이 막힐지도 모를만큼 지독하다. 눈에 들어가면 한때나마 앞이 보이지 않을 정도라고 한다. 몸 안에 분비선이 두 개 있어 5~6회 연속 발사가 가능한 액체가 비축돼있다. 액체의 비행거리는 3곒이상이고 정확도는 놀랍다고 한다. 동물 세계에선 스컹크의 `악취 미사일’ 6발 발사가 큰 뉴스가 될지도 모를 일이다.
 스컹크가 내뿜는 냄새가 아무리 고약한들 이 때문에 죽는 일은 없다. 그러나 이산화탄소(탄산가스)를 25%이상 포함한 공기 속에서는 사람이건 동물이건 견디지 못한다. 이탈리아 나폴리 가까운 곳에 지하 암반 틈새로 이산화탄소가 올라오는 동굴이 있다. 옛로마 황제 티베리우스가 노예를 이 곳에서 사형시켰다는 기록도 있다.
 과학의 발달로 갖가지 화학물질을 만들 수 있는 세상이다. 화확물질은 매우 위험해서 생산, 저장, 운송 단계를 거칠때마다 세심한 주의가 필요하다. 그런데도 안전 불감증 경지에 이른 사람들이 누출, 폭발사고를 일으키기도 한다. 2년 전 중국 저장(浙江)성 타이저우(泰州)에 있는 한 제약회사의 톨누엔 반응 실험실에서 일어난 사고로 2명이 숨진 사고가 그 일례로 꼽힌다. 이 해에 중국에선 이런 사고가 7건이나 접종(接踵)해 뉴스가 되기도 했다.
 같은해 우리나라에선 유독화학물질이 5만곘이상 대기와 하천으로 새나갔음이 확인됐다. 1년 동안 화학물질 202종 5만1021곘이 그대로 지역 환경에 노출됐다는 게 환경부의 조사결과다. 전국 16개 시·도 가운데 대구가 두 번째로 많고, 경북은 9번째라나.
 배출된 유독화학물질은 자일렌, 톨루엔. 메틸알콜, 메틸에틸케톤 따위가 주류라고 한다. 벤젠, 염화비닐, 산화에틸렌 같은 발암물질도 들어있다. 하나같이 어디선가 많이 들어본 이름들이다. 전문가도 아닌 사람들이 기억할 수 있는 이름이라면 ….
 /김용언 논설위원 kim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