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 담그는 날
2023-05-31 김희동기자
- 임성화
손 없고 별 좋은 날 간장 된장 담근다
개펄의 저녁 안개 빈 독 가득 쓸어 담아
만 갈래 주름 켜켜이 파도를 담는다
콩꼬투리 톡톡 튀는 맵고 짠 그 언저리
뚝배기보다 장맛이라던 당신의 한 말씀
‘아가야 티가 쓸어야 장맛이 제 맛인 겨’
우글우글 군상들 독 가득 넘쳐나는
튀밥처럼 부풀려진 상처의 꽃구름은
검푸른 곰팡이 위에 햇살 한 줌 앉는다
·1960년 경북 청도 출생
·1999년 《매일신문 신춘문예》 시조 당선
·시조집 『아버지의 바다』, 『겨울 염전』 외
·성파시조문학상, 울산시조문학상 수상 외
·한국시조시인협회, 오늘의시조시인회의,
국제시조협회 회원, 「이목시조」 동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