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서 아이 아프면 어디로 가야 하나요?

최근 10년간 소아과 급감추세 코로나19 이후 감소세 가속화 정신과는 두배 가까이 늘어나 경북 의원수 증가폭 전국최저

2023-06-04     신동선기자
포항시 북구 흥해읍에 사는 A(35·여) 씨는 최근 등교를 앞두고 감기증세를 호소하는 아이와 동네의원을 찾았다 깜짝 놀랐다. 이른 아침인데도 불구하고 20명이 넘는 아이 이름이 대기자 명단에 올라와 있었기 때문이다. 하는 수 없이 두 시간여를 기다린 끝에 겨우 진료를 받고서 점심시간이 다 돼서야 아이를 학교에 데려다 줄 수 있었다. 최근 흥해읍과 장량동에는 소아청소년 전문 대형병원 두 곳이 문을 닫았다.

실제로 지난 10년 동안 전국 동네의원은 24%나 증가했지만 소아청소년과 의원은 오히려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4일 건강보험심사평가원 보건의료빅데이터개방시스템 자료에 따르면, 올해 1분기 말 기준 전국 의원 수는 3만5225개로 10년 전인 2013년 말의 2만8328개보다 6897개(24.3%) 늘어났다.

그러나 산부인과는 1397개에서 1319개로 78개(5.6%)감소했으며, 소아청소년과는 2200개에서 2147개로 53개(2.4%) 줄었다.

이처럼 산부인과와 소아과가 줄어드는 사이 정신건강의학과는 두 배 가까이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소아청소년과 감소는 더욱 두드러졌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올해 1분기말 전국 소아청소년과 의원은 코로나19 유행 전보다 100개 가까이 줄어들었다.

과목별로는 특정 전문과목 없이 진료를 보는 일반의가 697곳 늘어 가장 많이 증가했다. 비율 상으로는 신경과와 정신건강의학과가 각각 31.5%, 27.5% 늘어나 증가폭이 가장 컸다.

이 기간 동안 의원수 증가폭은 경북(1.4%)이 가장 적었고, 가장 크게 늘어난 곳은 세종시(24.3%)였다.

같은 기간 소아청소년과는 2227곳에서 2147곳으로 80곳이 줄어 가장 큰 폭으로 감소했다.

이로 인해 가뜩이나 소아과가 부족한 지방과 농어촌지역 아이들이 의료서비스를 제대로 받지 못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신현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해 국정감사에서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지역별 인구 1000명당 의사 수는 수도권·비수도권, 도·농 간 큰 격차를 보였다. 의사 수는 2022년 7월 기준 서울(3.45명), 대전(2.63명), 대구(2.62명) 순이다. 경북은 세종(1.31명)에 이어 전국 두 번째로 낮은 1.39명으로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