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사월의 디카시[동상이몽]

2023-06-18     김희동기자

쉬는 날인데 소풍이나 갈까
간단하게 김밥 좀 싸서



밥에서, 껌딱지 아이에서
잠시라도 해방되고 싶다

*****

[시작노트] 날씨 좋은 주말이다. 이런 주말이면 집에 가만히 있지 못하고 어디로든 나갔던 때가 있었다. 남편이 힘들어도 아이들이 떼를 써서 나가야 할 때가 있고, 내가 힘들다 해도 남편이 나가고 싶으면 나의 휴일은 쉬는 날이 아니었다.

남편이 음식을 만드는 일에 대해 진짜 1도 모르건 시절에는 “간단한게 잔치 국수 해먹고 나갈까?”, 라든지 “간단하게 수제비는 어때?”라는 말을 했었다.

지금 생각하면 정말 간도 큰 말이지 않은가. 요즘은 배달 음식도 많고, 간단히 주문할 수 있는 도시락의 종류도 엄청 다양해져 아이들 학교 소풍에도 집에서 엄마가 김밥을 싸주는 일이 드문 상황이라고 한다. 간편하게 맛있고 예쁜 도시락으로 주문하면 소풍 가기 전 바로 아침에 배달해 주기도 하니까…

아기를 업고 있는 저 개구리가 왜 엄마 개구리라고 생각되었을까. 힘들게 아이들 챙기고 제사 지내며 동동거렸던 젊은 시절이 떠올랐겠구나… 내재된 정서가 불러온 힘든 시간들이 디카시가 되기도 한다.


디카시.글: 정사월 디카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