水魔에 경북 북부 초토화… 산사태가 ‘禍’ 키웠다

북부지역 사흘간 폭우로 사망 19명·실종 8명·부상 17명 예천 사망 9명으로 인명피해 최다…영주·봉화도 피해 커 산사태로 인한 매몰사고 잇따라…18일까지 많은 비 예상

2023-07-16     지역종합
16일

지난 13일부터 사흘간 집중된 폭우로 경북 북부지역에서 많은 인명피해와 재산피해가 났다.

16일 경북도와 경북소방본부에 따르면, 경북 북부에 이날 낮 12시까지 사망 19명, 실종 8명, 부상 17명 등 44명의 인명피해가 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사망자는 예천에서 9명, 영주와 봉화에서 각각 4명, 문경에서 2명 발생했다.

인명피해는 예천군이 가장 컸다. 예천군은 전날까지 내린 폭우로 9명(남 5, 여 4)이 숨지고 8명(남 3, 여 5)이 실종됐다.

지역별로 살펴보면 효자면에서 사망 5명, 실종 2명, 은풍면 사망 1명, 실종 4명, 용문면 사망 2명, 감천면 사망 1명, 실종 3명으로 집계됐다.

이번 집중 호우로 인해 예천군 전체에서는 약 340여명의 이재민이 발생한 것으로 파악됐다.

지난 6월 30일 폭우로 인한 산사태로 주택이 매몰돼 2세 영아가 숨진 영주시에서는 이번에도 4명이 숨지는 인명피해가 발생했다.

15일 오전 6시 15분께 영주시 장수면 갈산리 야산의 토사가 무너져 인근 주택이 매몰되는 사고가 발생했다. 또 오전 7시 15분께 풍기읍 삼가동 국립공원 내에서 토사가 무너져 주택 매몰되면서 주민 원모(59)씨, 같은 마을 주민 김모(68)씨와 김씨의 딸 김모(28)씨가 매몰됐다.

영주소방서 119구급대 등 소방대원들은 장비를 동원해 구조작업을 펼친 결과 갈산리 80대 부부인 송모(83), 김모(83)는 심정지 상태로 발견돼 병원으로 이송됐다.

토사로 매몰됐다 구조된 삼가동 주민 원 씨는 안동병원 후송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으나 딸은 심정지 상태로 발견됐다.

지난 13~15일 오후까지 평균 274.55㎜(최고 물야면 373.5㎜)의 폭우가 쏟아진 봉화군에서도 산사태로 4명이 사망하는 등 피해가 잇따랐다.

16일 봉화군과 봉화소방서에 따르면 지난 15일 새벽 춘양면 서동리에서 산 비탈면이 무너져 내리면서 주택을 덮쳐 60대 남여 2명이 숨진 채 발견됐고 같은 날 오전 11시쯤 춘양면 학산리에서도 산사태로 주택이 매몰되면서 50대 부부가 매몰돼 숨졌다.

이번 집중호우로 춘양면과 봉성면 등의 도로 29개소와 봉성면과 물야면 등의 하천 16개소가 유실되거나 붕괴됐고 제방 유실로 인한 농경지가 수몰되는 피해가 속출했다.

봉화군은 응급 복구와 함께 정확한 피해조사에 나서는 한편, 산사태 등으로 매몰 우려가 있는 165가구 254명을 마을회관 등 안전지대로 대피시켰다.

인명뿐만 아니라 공공·사유 재산 피해도 속출했다.

소방당국에 따르면 16일까지 경북 북부지역에는 도로 사면 유실, 산사태, 제방유실 등 공공시설 107곳이 피해를 입었고, 주택 29채가 파손됐으며, 문화재 14곳, 전통사찰 9곳이 피해를 본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농작물은 1562.8㏊가 침수 등 피해를 입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 경북 북부지역의 1043세대 주민 1563명이 안전지대로 대피해 있으며, 350여가구에 전기공급이 끊겨 주민들이 불편을 겪었다.

기상청은 18일까지 경북 북부내륙과 북동 산지 중심으로 최대 250㎜가량의 비가 더 내릴 것으로 예보하고 있어 피해는 더 늘어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