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풍 피해 때 받은 온정에 나눔으로 보답”

수마가 할퀴고 간 문경 동로면 수평2리, 자원봉사자에 위로 받아 피해 입은 오미자 밭에 배추 식재, 김장 담궈 소외계층에 나누기로

2023-08-23     윤대열기자
문경시 동로면 수평2리 주민들이 수재의 아픔을 딛고 나눔으로 실천을 이어가 눈길을 끈다.

동로면 수평2리는 충북경계지역으로 점촌시내에서 30여키로나 떨어진 오지로 오미자가 주산지로 잘 알려진 유명한 곳이다.

48여가구에 65여명의 주민이 이웃사촌처럼 옹기 종기 모여 사는곳에 불행이 닥친 것은 지난 7월 중순경 태풍 ‘카눈’이 덮치면서 일상생활을 바꿔 놓았다.

태풍 ‘카눈’이 몰고 온 폭우로 인해 토사유출로 1명이 숨지고 농경지가 쓸려내려가고 도로가 유실된 곳곳에는 아직도 위험 표지판만이 당시의 흔적을 남기고 있다.

특히 오미자 주산지인 이곳에 금이야 옥이야 키운 오미자 밭 수백평이 쓸려 내려가 안타까움을 더 하고 있는 실정이다.

내달 말일이면 동로면에서 해마다 치르는 오미자축제 수확을 불과 두 달여 앞두고 빨갛게 영글은 오미자 수백평을 잃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수해를 당한 이곳에 문경시 관변단체에서 자원봉사자들이 대거 현장을 찾아 위로와 봉사활동에 나서준 것이 주민들에게 큰 용기를 줬다.

주민들은 우선 쓸려 내려가 올해 오미자 농사를 망친 오미자밭에 장비를 이용 복구를 하고 어떻게 사용 할 것인가에 대해 고민을 했다.

수평2리 청년회와 새마을회 주민 평균 나이는 60대다. 이들은 오미자 밭이 쓸려 내려간 곳에 배추를 심어 다가오는 김장철에 김장을 담궈서 소외계층들에게 나눠주자는 의견에 누구하나 이의를 달지 안았다.

지난 22일 주민들 30여명은 250여평의 밭에 1500포기의 배추를 심기 시작했다. 시에서 폭염주의보 재난문자가 휴대폰에 울려도 이들은 서로를 격려하며 한고랑씩 배추를 심어 나갔다.

이날 날씨는 30도를 웃돌았지만 누구하나 인상을 쓰지않고 착착 진행이 되면서 배추가 심어 졌고 일부 고랑에는 김장양념 무우 쪽파 갓 등으로 마무리 됐다.

봉사자들이 뙤약볕에서 열심히 배추를 심는 동안 부녀회에서는 참거리로 먹을 것과 마실 음료를 배달해 주는 정겨운 모습도 남겼다.

수평2리 권기하 청년회 회장은 “수해가 할퀴고간 흔적을 지우기가 쉽지않았는게 사실이었지만 자원봉사자들이 동네를 찾아 줘서 큰 힘이 됐다”며 “이젠 우리가 소외계층이나 어려운 주위분들에게 나눠 주는게 맞다고 주민들이 생각해 하게 됐다” 아직도 대한민국은 살 만한 세상인 것 같다”고 봉사자의 손길에 고마워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