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사월의 디카시[가출]

2023-09-11     김희동기자

모든 것이 불만스럽고  

누구의 말도 들리지 않았죠

 

나와보니 알겠어요

그때가 좋았다는 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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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작노트] 동네책방지기의 추천으로 읽게 내게 오게 된 서현숙 선생님의 《소년을 읽다》라는 책을 읽고 있다. 더운 여름날씨에 지쳐 잠깐 순서가 밀려 있었던 책이다.

서늘한 바람이 아침 저녁으로 불어오니 책읽기 딱 좋은 계절이 왔다. 이 책에는 서현숙 선생님이 소년원에 있는 아이들과 국어수업을 하며 겪었던 일, 주고 받았던 편지, 나눴던 이야기들이 믹스커피처럼 은은하고 고소하고 진하게 담겨있다. 

보호관찰소에서 수강명령 대상자들의 교육을 했던, 상담을 하면서 만났던 아이들이 떠올랐다. 내가 너무 그들을 특별하게 대하지는 않았던가, 그 친구들하고도 이런 책읽기를 했으면 어땠을까 생각하며 나를 돌아본다. 

그들의 불만 표출은 거의가 사회의 잘못이고 '나를 봐 달라'는 조금 과격한 관심의 욕구 표현일수도 있는데...

고슴도치 같기도 하고 고삐 풀린 망아지 같기도 한 소년원 아이들 이야기가 초가을 햇살처럼 내게 스민다 

디카시.글: 정사월 디카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