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꽃

2023-09-14     김희동기자

- 김혜태





아이를 업은 엄마의 등은

또 다른 가슴이다



보채던 아이가 엄마 등에서 잠들었다



등에 가만히 귀를 대면

졸졸졸 시냇물이 흘렀다



사춘기 시절 엄마를 업어본 적 있다



내 등에 엄마의 가슴이 닿자

환한 꽃이 피어났다



나는 엄마에게 등을 내주고

엄마는 나에게 가슴을 내주고



등을 타고 흐르던 물소리가 멈췄다



가려워 북북 긁어

붉게 파인 엄마의 식어버린 등



환한 등꽃이 꺼졌다

 

 

 

 

 

 

 

 

 

 

 

 

김혜태

경기도 화성 출생

중앙대예술대학원 문예창작전문가과정

2017년 계간《시와 소금》신인상 동시 당선

&《오산문학》신인상 詩 당선

현재, 오산문인협회 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