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력, 중앙에 집중되면 지방은 ‘유목민’에 머물러”

이철우 경북지사, 언론인모임서 중앙권력 지방 이양 거듭 강조 “청년, 수도권 집중화 막으려면 지방에 정주민 체계 만들어야” 한동훈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에 “국민이 원하는데 방법 있나?”

2023-12-21     김무진기자
이철우

이철우 대한민국시·도지사협의회장(경북도지사)이 중앙권력의 지방이양 등 지방시대를 열어야만 새로운 대한민국을 열 수 있다고 진단했다.

이 회장은 21일 오전 대구 남구 이천동 대구아트파크에서 열린 대구·경북 중견언론인모임 ‘아시아포럼21’ 초청토론회에 참석해 “권력이 중앙에 집중되면 지방에 사는 이들은 ‘유목민’에 머물 수밖에 없다”며 이 같이 밝혔다.

그는 “지방 청년들이 수도권으로 몰리는 ‘수도권 병’ 문제 등을 해결하기 위해선 지방에서 살고 지방에서 교육받는 ‘정주민 체계’를 만들어야 한다”며 “중앙의 권력을 지방에 넘겨야만 저출산 등 국가적 난제를 해결하고, 유목민을 정주민으로 만들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대한민국은 산업화와 민주화는에 성공했지만 ‘지방화’는 실패해 한계에 부딪혔다”며 “중앙의 권력을 지방에 줘 지방시대를 열어야만 초일류 국가로 갈 수 있다”고 역설했다.

이 회장은 대학 교육과 관련해서도 말을 꺼냈다. 그는 “교육이 (정부 주도로) 천편일률적으로 되면 대한민국은 망한다”며 “대학도 지방에 넘겨야 한다”고 안동대·도립대의 교육부 ‘글로컬 대학’ 선정을 언급했다.

그러면서 그는 최근 논란이 된 경북대-금오공대 간 통합 불발과 관련해 “경북대 학생들이 하향평준화를 우려해 반대하는 것 같은 데 통합하는 것이 좋다”며 “통합을 통해 금오공대 인재를 활용, 구미의 반도체와 전자 부문을 특화시키는 것은 물론 외국 우수 인재를 석·박사 과정으로 많이 받아 공부-취직-이민으로 이어지는 제도를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이 회장은 이날 오후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직을 수락하기 전 오전 시간 한 장관과 관련해 “국민들은 신인을 좋아한다”며 “국민이 원하는 데 방법이 있나”라고 했다.

이어 “정치가 하루아침에 되는 것은 아니다. 정치하는 사람은 자기 이야기를 하고, 비전을 이야기해야 한다”며 “내 편만 좋아하는 정치는 하지 말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또 환경오염 문제 등으로 수차례 논란이 인 봉화 석포제련소와 관련, “국가에서 형편이 된다면 부지를 물색해 다른 곳으로 이전하는 게 좋다”며 “환경이나 산업재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기업이 자정능력을 갖고 기술을 개발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마지막으로 시도지사협의회장 업무 수행과 관련, “시도지사협의회장으로 6년 만에 한·일 지사 회의를 복원해 양국이 공통적으로 겪는 지방소멸과 인구감소에 대한 협업체계를 만들었고, 12년 만에 셔틀 외교로 재개된 한·일간 안보, 경제가치 동맹에 힘을 보탰다”고 소회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