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돼지열병 겹친 경북 … 차단방역 성공해야

2024-01-21     경북도민일보
설 명절을 앞두고 경북지역에 조류인플루엔자(AI)와 아프리카돼지열병(ASF) 등 가축 질병이 잇따라 발견돼 방역 당국이 초비상이다. 지난 10일 의성의 가금농장에서 고병원성 AI가 발생한 데 이어 16일 영덕의 한 양돈농장에서 아프리카돼지열병 양성 축이 확인돼 긴급 방역 조치를 단행했다. 아무리 수고롭더라도 빈틈없는 전략으로 민관이 함께 나서서 차단방역에 성공해야 할 것이다.

영덕 양돈농장 아프리카돼지열병 발생은 지난해 9월 강원도 화천에 이어 3개월여만이다. 지금까지는 ASP가 야생멧돼지에서만 발견됐던 경북지역에서 농장 발생은 이번이 처음이다. 482마리를 사육하는 해당 농장에서 산발적인 폐사가 신고돼 동물위생시험소에서 검사한 결과 12마리가 양성으로 확인됐다.

경북도는 아프리카돼지열병 의심 신고가 접수된 즉시 초동방역팀을 현장에 투입해 농장 출입을 통제하고 이동 제한, 일시이동중지 명령, 역학조사 등 선제적 방역 조치를 실시했다. 또 경북·대구 소재 돼지농장, 관련 종사자 및 출입 차량을 대상으로 일시이동중지 명령을 내렸다.

앞서 지난 10일에는 의성에서 가금농장에서 고병원성 AI가 발생했다. 닭 36만4000여 마리를 사육하고 있는 해당 농장에서 H5형 항원이 검출돼 이번 겨울 경북지역 가금농장에서는 처음으로 고병원성 AI가 확인됐다. 지금까지 전국 고병원성 AI 발생은 가금농장 28건, 야생조류 12건이며, 경북지역에서는 구미 지산샛강 야생조류에서 7건이 검출된 바 있다.

최근 가축전염병 발생 양상은 과거와 전혀 다른 형태다. 과거 발생이 국소적·지역적이고 확산 속도도 늦었다면, 현재는 매우 빠른 속도로 전 세계적으로 확산한다. 이로 인해 축산업에 막대한 경제적 피해뿐만 아니라 사회·경제적으로도 많은 문제가 야기된다. 전문가들은 현재 국내의 가축 전염병 예방 연구가 병원체와 숙주 관련 요소 분석에만 국한돼 있다는 점을 문제점으로 지적한다. 과학적 기술을 효율적인 융·복합을 통해 관련 기술 향상 시너지 효과를 발휘하고 있는지 점검해 볼 여지가 있다는 조언이다.

경북도 농축산 당국은 농장에서 소독과 차단방역을 철저히 하고 고열·식욕부진·유산·폐사 등 의심 증상 발생 시 해당 시군 또는 동물위생시험소에 즉시 신고해 달라고 요청하고 있다. 가축 전염병 확산은 ‘예방·차단·소독’ 말고 해법이 없다. 아무리 불편하더라도 도민이 합심하여 당국과 함께 막아내야 한다. 해마다 찾아오는 고약한 손님인 가축 질병은 야속하지만, 우리가 반드시 싸워서 이겨내고 극복해야만 할 시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