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 전 장정석 '뒷돈' 여파는 계속…김종국 감독도 얽혀있었다

2024-01-29     뉴스1

1년 전 선수에게 ‘뒷돈’을 요구해 야구계를 충격에 빠뜨렸던 ‘장정석 사태’의 여파는 끝나지 않았다. 김종국 감독마저 장정석 전 단장의 사건에 얽혀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29일 서울중앙지검 중요범죄조사부(부장검사 이일규)는 지난 24일 배임수재 등 혐의로 KIA 타이거즈 김종국 감독과 장정석 전 단장의 구속영장을 각각 청구했다고 밝혔다.

앞서 장 전 단장은 프리에이전트(FA) 자격을 얻고 이를 신청한 박동원(현 LG 트윈스)과의 계약 협상 과정에서 뒷돈을 요구한 것이 드러나 파문을 빚었다.

FA 계약을 맺은 뒤 일정 금액의 돈을 요구한 것인데, 프런트의 수장인 단장이 벌인 행동으로는 믿을 수 없는 비위행위였다. 장 전 단장은 해당 발언을 두고 “농담성 발언이었다”고 해명해 더욱 빈축을 샀다.

KIA는 해당 사건이 불거진 이후 장 전 단장을 곧장 해임하며 빠른 수습에 나섰으나, 이것이 끝이 아니었다.

검찰은 한국야구위원회(KBO)가 수사 의뢰한 ‘뒷돈 요구 의혹’ 사건을 수사하는 과정에서 추가 혐의를 파악했다.

김 감독이 받는 혐의인 배임수재는 ‘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자가 그 임무에 관해 부정한 청탁을 받고 재물 또는 재산상 이득을 취한 행위’를 말한다.

정확한 내용이 알려지지는 않았으나, 현재까지 확인된 사실을 종합하면 장 전 단장이 부당하게 챙긴 돈 중 일부가 김 감독에게 흘러갔다는 정황으로 볼 수 있다.

수사기관의 구속영장 청구의 의미는 적지 않다. 검찰의 입장에선 장 전 단장과 김 감독이 죄를 범했다고 의심할 상당한 이유가 있고, 이들이 증거를 인멸하거나 도주할 우려가 있다고 판단했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특히 김 감독은 아직까지는 KIA의 감독 신분이다. KIA는 30일 스프링캠프를 위해 호주로 출국할 예정인데, 사령탑이 같은날 구속 기로에 놓이게 되는 웃지 못할 상황이 벌어지게 됐다.

검찰이 구속영장까지 청구한 상황에서 김 감독이 직을 유지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아직 수사가 마무리되지도 않았고 유, 무죄가 확정된 것도 아니지만 불미스러운 일로 수사선상에 오르게 된 이에게 지휘봉을 맡길 수는 없는 노릇이기 때문이다.

지난해 4월 시작된 장 전 단장의 수사도 아직 끝나지 않았기에 김 감독의 수사가 얼마나 길어질지도 알 수 없는 노릇이다. KIA 입장에서도 개막을 앞두고 선수단 분위기를 빠르게 수습하기 위해선 김 감독을 퇴진시키고 새 감독을 물색하는 것이 나은 판단일 수 있다.

한편 김 감독과 장 전 단장은 30일 오전 10시30분 유창훈 서울중앙지법 영장전담 부장판사 심리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는다.

만일 김 감독이 구속될 경우 현직 프로야구 감독으로는 역대 2번째 구속의 불명예를 안게 된다. 앞서 1983년 당시 삼미 슈퍼스타즈의 지휘봉을 잡고 있던 김진영 감독이 경기 도중 판정에 불복하며 심판을 폭행, 구속 기소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