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나 사야 할까

2024-02-05     김희동기자

- 최지온



멋모르고 부딪친다 딱딱한 씨앗이었는데

뱉어야 할 때 뱉지 못하고



이리저리 굴리며 혀 밑에 감춰 두었는데



누군가 다트 체리라고 말한다



이렇게 날아가는 거구나



짧고 통통한 화살이 되어 꽂히고

빼겠다면서 다시 비틀어 버리고



이윽고 타트 체리라고 믿는 것

과육은 생각 없이 넘기고 뱉지 못한 씨앗은 굴리며



시고 달콤해질 때까지 반복하는 것



온몸을 한 바퀴 휘돌고 붉은 눈자위를 가질 때까지

일어서는 화살이 되기를 멈추지 않는다



다트와 타트 사이는 가까운 오해이고

콕 집어 말할 수 없어서 이미 날아간 화살이어서



별로 할 말이 없는 체리다

얼마나 딱딱거리는지 모르는 오해다



제대로 마주본 적이 없으면서

어딘가 닿아 본 적도 없으면서



어떤 모양으로 싹을 틔울지 궁금한데



조금만 살까 통째로 사 버릴까

 

 

 

 

 

 

 

 

 

최지온

 

 

2019년 《시로여는세상》』 등단

시집 『양은 매일 시작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