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열식 가습기’ 화상사고 77%가 영·유아… 일부 제품은 ‘주의표시’ 미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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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3-21     뉴스1
물을 끓여 수증기를 배출하는 가열식 가습기로 인한 안전사고의 다수는 영·유아에게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일부 가습기 제품은 안전사고를 방지하기 위한 주의 표시가 미흡해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6일 한국소비자원에 따르면 지난 2020년부터 2023년 10월까지 3년10개월간 소비자위해감시시스템(CISS)에 접수된 가열식 가습기 관련 화상사례는 총 92건으로, 그중 77.2%(71건)가 만 6세 이하 영·유아에게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가열식 가습기는 전기로 물을 끓여 수증기를 내보내는 방식의 가습기로, 살균효과가 있고 따뜻한 가습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사용가정이 늘고 있다.

물을 끓이는 방식이라 영·유아에게 화상 사고가 많은 것인데, 주변 사물을 밀거나 잡아당기는 등 호기심이 강한 영·유아가 있는 가정은 사용에 특히 주의할 필요가 있다고 소비자원은 강조했다.

소비자원은 시중에 판매 중인 가열식 가습기 21개 제품에 대해 안전성과 표시 실태를 조사했다. 가열식 가습기 작동 중에 영·유아가 밀거나 잡아당겨 가습기가 넘어졌을 때를 가정한 시험에서 조사 대상인 21개 전 제품이 수증기 토출구를 통해 물이 유출됐다.

특히, 내솥 전체를 가열하는 ‘밥솥형 제품’(21개 제품 중 17개)은 유출되는 물의 온도가 97℃~100℃로 매우 높았고, 이 중 1개 제품은 넘어질 경우 뚜껑이 열리면서 다량의 물이 쏟아져 심각한 화상을 입을 우려가 있었다.

21개 제품 중 2개 제품(블루필 몬톤(BHM501), 딥센(H5))은 수증기 온도가 60℃를 초과함에도 주의 표시가 미흡했고, 1개 제품(여우살림 홈비즈)은 수위 표시가 돼 있지 않아 개선이 필요했다.

가열식 가습기는 수증기 최고온도가 60℃를 초과한 경우 증기 배출구 근처에 주의 사항을 명기해야 하고, 수동으로 물을 공급할 때 정격 용량을 확인할 수 있도록 수위 표시를 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소비자원은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사업자에게 가습기가 넘어졌을 때 누수 저감 방안 마련과 영·유아 화상주의 표시를 강화하도록 권고했다. 또한 판매 사업자가 지속해서 안전성을 강화할 수 있도록 관계부처, TV 홈쇼핑 사업자 정례협의체, 오픈마켓 사업자 자율 제품안전 협약 참여 업체 등에 가열식 가습기 안전성에 대한 모니터링 강화를 요청할 계획이다.

소비자원은 “영·유아 화상사고 예방을 위해 가열식 가습기는 영·유아의 손이 닿지 않는 곳에 비치하고, 콘센트 선 등이 영·유아에게 노출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며 “제품이 쓰러지지 않도록 경사가 없는 평평한 곳에 설치해야 한다”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