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해복구 복마전

2006-07-21     경북도민일보
 “수해가 나면 복구비가 나오기도 전에 공무원과 건설업자들이 술판을 벌인다는 말이 있다.” 경향신문이 기절초 풍할 사실을 보도했다.
 강원도 건설업자 ㄱ씨의 입을 빌어 수해복구 복마전의 실상을 고발한 내용이다.“건설업자들은 큰비만 내리면 화장실에 가서 웃는다고도 한다.”수해를 휘몰아올 큰비는 곧 `돈 비’인 까닭이다.
 “수해로 용처가 많을텐데 의연금으로 생각하고 받으라고 하면 대부분 거리낌 없이 받더라.” 재해복구공사를 따내기 위해 자치단체장의 수족부터 코를 꿰는 미끼는 `의연금’으로 포장한 뇌물이다.`탄착군’이란 은어도 등장했다.적정 낙찰금액에 가까운 금액대를 일컫는다. 공무원이 업자에 탄착군을 알려준 그 이후에 벌어지는 일은 상상만 해도 100점을 맞을 수 있다.
 도대체 어째서 똑같은 수해가 해마다 일어나느냐는 의혹에 대한 해답이 나온 셈이다. “오늘 완공된 제방이 내일 비로 다시 무너진다고 해도 부실공사 여부는 따지지 않고 대부분 자연재해로 처리된다.’제아무리 둑이 무너지고 물에 휩쓸려 나가도 공무원이 불안해할 이유가 없는 것이다. 자치단체장이 먹고, 국·과장이 먹고 실무자가 또 먹고…. 업자는 로비하느라 들인 본전의 몇배, 몇십배를 뽑아야 하니 그 공사의 결과는 뻔하지 않은가.“올해 덮었던 흙이 내년에 다시 장맛비에 흘러내리는 악순환”이 거듭될 수밖에 없다.
 지난 엿새동안 내린 비로 경북지역 일대도 적잖은 수해를 입었다. 도는 13개 시·군 피해지역의 수해복구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오는 26일까지 중앙부처와 합동으로 피해상황을 조사해 복구계획을 수립할 예정이라고 한다. 피해 조사를 기다릴 것도 없이 응급복구에 두팔을 걷고 나선 주민·공무원·장병·자원봉사자들이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경북도에서만이라도 이들을 분노케 하는 술판이 벌어지지 않았으면 좋겠다.그들의 자축연은 국민을 조롱하는 자리이니까.
 /김용언 논설위원 kim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