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찾아온 `정치철새의 계절’

2006-07-23     경북도민일보
 
 민주당 한화갑 대표와 열린우리당 정대철 상임고문이 만나 통합 문제 등에 관해 의견을 교환했다고 한다. 양당통합문제라면 정계개편을 말한다. 그러나 내년 대통령선거는 아직 1년 반 정도 남았다. 국회의원선거는 2년뒤의 일이다. 그런데 벌써 정치판을 뒤엎는 논의가 시작됐다는 것은  집권세력의 유동성과 불안정성이 그만큼 높다는 반증이다.
 한 대표 전언에 따르면 “정 고문은 `열린우리당 중진들이 탈당하기로 합의됐으니 힘 모아 새판을 짜자’고 제의했다”고 한다. 정 고문은 “노무현 대통령이 탈당하지 않겠다면 우리가 탈당하도록 만들겠다. 더는 함께 갈 수없다”며 “민주당과 정계 개편하자”는 말도 했다는 것이다. 한 대표 전언이 사실이라면 열린우리당은 집권당이 아니다. 노 대통령 탈당을 언급하고 `중진 탈당’이 임박한 정당이 어떻게 집권당으로 기능할 수 있겠는가.
 정 고문은 부인했다. “위로차 점심하면서 서로 갈려 있어 어려움이 많다. 한나라당에 정권이 다 넘어가게 생겼으니 힘을 모아 잘해 보자”는 얘기를 나눈 것뿐이라는 주장이다. 한 대표 설명과는 차이가 난다. 그러나 그도 “힘을 모아 잘해 보자”는 말을 했음을 시인했다. `힘을 모으자’는 것은 정치판에서 정계개편을 의미한다. 새판짜기를 위한 모색이 있었음은 부인할 수 없을 것이다.
 정 고문은 이달 초 김원기 전 국회의장과 청와대를 방문해 노 대통령에게 “민주당과 함께하기 위해서라도 8·15 특별사면에 민주당 권노갑 씨를 반드시 포함시켜야 한다”고 건의한 일도 소개했다고 한 대표가 전했다. 실제로 정부 여당이 안희정 씨등 비리정치인 사면을 추진하는 과정이어서 신빙성이 높다. 민주당을 깰 때는 언제고 이제 다시 합치자고 하는 것인지, 열린우리당 이름으로 국회의장까지 지낸 사람이 열린우리당 간판을 내리는 일에 간여한다면 이는 코메디에 가깝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