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직 범죄

2008-06-24     경북도민일보
 “불꺼진 집만 보면 훔치고 싶었다.” 1년동안에 무려 140차례나 강·절도를 저지르고 경찰에 덜미를 잡힌 사내가 이렇게 털어놓은 일이 있었다. 몇년 전 일이다. 그는 많을 때엔 하루에 8번이나 일을 저지른 기록도 갖고 있었다. 그 무렵 신문은 이런 그를 일컬어 큼직한 활자로 `범죄왕’이라고 썼다.
 간 큰 도둑의 대명사랄만한 미국 서부의 총잡이 제시 제임스도 범죄 횟수만으로 그와 견주면 그야말로 새발의 피밖에 안된다. 은행털이 12번, 열차강도 7번, 역마차 습격 5번이 그가 남긴 범죄기록이니까. 간 큰 도둑은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도 얼마전 나타났다. 대통령 관저 지붕에 낙뢰방지용으로 깔아놓은 알미늄철선을 걷어간 도둑 이야기다. 6살짜리 딸을 시켜 은행금고에서 1억4천만원을 훔쳐낸 우리나라의 어떤 엄마는 어떤가.
 남의 동네 이야기는 이쯤에서 접고 우리 동네로 눈길을 돌려보자. 포항시의회 A위원장이 엊그제 검찰에 전격 연행됐다. 돈 먹은 공무원이 건넨 3천여만원을 받은 혐의라고 한다. 대구 A경정은 경찰서 수사과장일 때 성인오락실 `바다이야기’를 운영한 혐의를 받고 있다. 안동에선 경찰 무전기가 노름판 망을 봐줬다 해서 말썽이다.
 이미 보도된 내용들을 이것저것 간추려 옮기노라니 입맛이 씁쓸하다. 시정잡배들이야 도둑질 DNA가 몸 안에 흘러서 그렇다치더라도 공직자들까지 이럴 수 있는가 싶어서다. 고양이에게 생선가게를 맡겨도 피해가 이것 보다는 적을 것 아닌가. 고양이가 아무리 위대(胃大)하단들 생선가게를 통째로 뜯어먹지야 않을 것이기에 하는 소리다.
 하기야 돈독이 오르면 잘난 사람, 높은 사람, 가방끈 긴 사람 가릴 수가 없게 돼버리는 게 세상살이다. 수뢰 공무원, 부패 공직자 없는 나라가 어디 있겠느냐고 체념하면 그뿐이긴 하다. 그래도 그럴수가 없어서 오래전 재미있게 읽었던 어느 기자의 글을 조금만 옮겨본다. “四十而弗(