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텔신축 둘러싼 민원을 보며

2008-08-04     경북도민일보
 한 종합건설업체가 포항시 남구 상도동에서 8층짜리 호텔신축공사를 하면서 이런저런 민원이 여러 각도로 제기되고 있다. 소음공해를 호소하는 주민들의 진정을 접수한 포항시 남구청에서는 소음이 극심한 터파기 공사 때는 확인측정을 않고 있다가 주민들이 재차 진정서를 내자 뒤늦게 엉뚱하게 레미콘 타설 때의 공사장 소음을 측정하여 그 결과를 주민들에게 통보했다고 한다. 말하자면 `소음이 주민들 주장처럼 그렇게 심각한 피해를 주는 게 아니다.’는 것일 테다. 시공업체는 또 공사 현장의 도로변을 무단 점용하여 자재를 쌓아두는가 하면 터파기 공사의 진동으로 인근 몇몇 주택은 벽에 심각한 균열현상도 벌어지고 있다고 한다.
 이런 저간의 사정들로 해당 주민들은 올 여름 폭염 속에서 화가 단단히 났다. 민원을 제기해도 당국에서는 엉뚱한 처리로 주민들의 분노를 북돋우고 있고, 시공 건설업체 측에서는 “법적으로 아무런 문제가 없다.” “주민들이 보상을 많이 받으려는 수작”이란 어깃장 같은 인식을 노골적으로 드러내고 있으니 `뿔이 날’ 법도 한 일이다.
 우리는 호텔 업체의 말처럼 지금 공사현장에서는 법적으로 아무런 잘못 없이 공사가 진행되고 있는지 여부를 알 수 없다. 또 그들의 주장대로 주민들이 보상을 더 받기 위해 피해를 과장하여 주장하고 있는지도 알지 못한다. 그러나 지역에 `주민대책위원회’라는 조직이 구성되어 활동을 하고 있고, 다수 주민이 잇따라 관청에 대고 민원을 제기하는 형편이라면 시공업체의 대응에도 진지한 경청(傾聽)의 미덕과 일정 수준의 품위는 있어야 한다고 본다. 그저 보상을 노린 행패쯤으로 타기(唾棄)한다면 주민들의 분노도 더욱 거세질 수밖에 없을 것이다.
 지역의 발전을 위해서는 지역민의 화합과 `지역안정’이 절대 필요하다. 좁은 지역에서 자본과 주민 간에 사소한 문제로 길항(拮抗)관계가 형성되고 유지된다면 지역 안정은 없다. 건축물에 금이 가는 피해 같은 것에 대해 `애당초 건물주와 합의된 사항이기 때문에 세입자들과는 더 이상 논의할 게 없다’는 식의 대응은 주민들의 반발심리만 더욱 부추겨 일만 더 꼬이게 만들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