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 산림훼손 느는데도 처벌은 줄어든다니

2008-09-25     경북도민일보
 최근 4년여 동안 사라진 전국의 산림이 4만2513㏊나 되는 것으로 밝혀졌다. 줄잡아 해마다 1만㏊의 숲이 없어진 셈이다. 흔히 넓이 비교의 잣대가 되는 서울 여의도(848㏊)의 50배에 해당하는 숲이 전국에서 흔적도 남기지 않았다는 이야기다. 이 또한 해마다 여의도만한 숲이 10여개씩 없어진 꼴이란 이야기도 된다. 국회 농식품수산위원회 소속 한나라당 정해걸(군위·의성·청송)의원이 산림청 국정감사를 자료를 분석한 내용이다.
 해방기와 전쟁기를 거치면서 우리의 산야는 민둥산이 돼버린 곳이 수두룩 했다. 그 뒤 푸른숲 가꾸기에  힘을 쏟은 결과 산림 녹화 성공국으로 인정받은 나라의 현실이 이렇다. 범위를 좁혀 경북도만 보면 전용된 산지는 5320㏊로 경기도에 이어 두번째다. 산이 많은 지역인데도 첫손 꼽히지 않은 것만도 다행인가. 농업용 105㏊를 제외한 나머지는 택지,공장,광업,도로.골프장으로 전용됐다. 눈길을 끄는 것은 이 가운데 경북도내 골프장 전용면적이 1306㏊라는 사실이다. 택지 전용면적의 4배,공장 전용면적의 2배 넓이 쯤 된다. 최근 몇년새 경북도내에 골프장이 얼마나 많이 들어섰는지 한눈에 짐작할 수 있는 숫자이기도 하다. 더욱 놀라운 것은 불법 산림훼손이 해마다 늘어나고 있다는 사실이다. 그런데도 처벌은 도리어 줄어들고 있다. 괴이쩍은 현상이다. 산림 불법훼손을 연도별로 보면 그런 사실이 뒷받침된다. 연도별로 보면 2004년 2070건이던 것이 2007년에 2492건으로 늘어났다. 20.4%가 늘어난 것이다. 반면 이로 말미암은 구속자는 11건에서 7건으로 줄어들었다. 범죄와 처벌이 엇박자 현상을 보이는 것은 무엇을 뜻하는 것인지 궁금해진다.
 6·25전쟁 직후 전체 산림면적의 10%에 해당하는 68만㏊가 민둥산이었다. 이렇던 나라가 세계적인 녹화 성공국으로 인정받은 때는 1980년대였다. 그 무렵 전국 산림면적 650만㏊의 산림률이 65%였다. 몇 십 년전에 이룬 성공의 현장이 요즘들어 야금야금 파먹히고 있다. 인간 재선충들이 번창한다는 증거일 것이다.
 법 절차를 제대로 밟아 전용되는 산지도 많은데 불법 훼손되는 숲까지 늘어난다면 손실이 너무 많다. 그런데도 관계당국마저 불법훼손에 굼뜬 반응을 보인다거나 나몰라라 눈감아버린다면 산림의 훼손은 속도까지 붙을 게 뻔한 일이다. 경북도내의 과도한 골프장 건설도 문제이지만 산림애호정신의 퇴화·둔화는 더 큰 문제다. 세계가 알아주는 우리의 자랑거리를 더욱 발전시켜나가는 것이 마땅하거늘 우거진 숲을 갉아먹는 행위가 용납돼서는 안된다.감시에 적극성을 보여야 함은 물론이고 당국도 그 뒷받침을  소홀히 하지 말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