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종여우

2006-08-06     경북도민일보
동물이 등장인물로 활동하고, 동물사회에 일어난 일을 이야기하는 옛날 이야기를 동물고담(動物古談)이라 한다. 고대 인도의 산스크리트어로 쓰인 `자타카’나 `판차탄트라’ 그리고 고대 그리스의 `아이포스 우화집(이솝 이야기)’등이 그것이다. 이 이야기들엔 각 동물들이 그들의 속성을 살려 의인화되어 있다. 여우는 교활한 동물, 원숭이는 얼빠진 짐승의 대명사였다. 이러한 이야기에 여우가 자주 등장하는 이유는 일단 개체 수가 많았기 때문으로 보인다. 여우는 포유류 중 이리와 함께 가장 넓게 분포하고 있는 동물 중의 하나다. 아프리카 북부에서 유럽, 아시아, 북아메리카를 비롯해 북쪽으로는 북극 해안까지 퍼져 있다. 또 저지에서부터 해발 4500곒의 고지대까지를 생활권으로 한다. 반사막지대에서도 살고 초원이나 삼림지대도 가리지 않는다. 심지어 촌락 부근이나 도시 외곽에까지 들어와 살기도 한다.
 암수 각 한 마리의 행동권은 약 1000㎢. 서식하는 공간은 굴,보조굴,휴식장소, 사냥터, 먹이 저장하는 굴, 사인 포스트(용변 보는 곳)따위로 구성된다. 굴도 여러 개를 쓰지만 굴 입구도 여러 개를 둔다. 천적의 침입 시 효과적으로 도주 하기 위해서다. 이런 잔머리(?) 때문에 여우가 교활하다고 알려져 있는 것 같다. 또 높이 2곒 정도의 담장을 뛰어넘을 수 있을 정도로 점프 능력이 뛰어나다. 그래서 여우가 사람을 뛰어넘어면서 홀린다는 얘기가 있는가 보다. 최근 경기도 성남시 남한산성 산책로에서 기진한 채 발견된 수컷 여우가 우리 토종 여우임이 밝혀졌다. 현재 여우는 산양, 사향노루, 스라소니 등과 함께 멸종 위기종이다. 공식적으로 남한에서 야생 여우가 발견된 것은 1978년 지리산에서 였다. 그 흔하던 여우가 남획으로 사라진 지 28년. 이제 여우 한마리만 보여도 떠들썩한 세상이 됐다.
 /金鎬壽 편집국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