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숙려제’도입…이혼 확 줄었다

2008-10-07     경북도민일보

포항, 제도 시행 후 협의이혼 141건, 100일간 절반수준`뚝’
 
 최근 심한 부부싸움 끝에 아내와 이혼에 합의한 이모(45·포항시 남구)씨는 얼마 전 도입된 이혼숙려제 때문에 아내와 화해하고 다시 평화로운 가정을 이루고 있다.
 서로 협의해 이혼을 결심한 부부들에게 한번 더 깊게 생각해 보고 결정하라는 의미로 법원에서 이혼판결을 하기 전에 생각하는 시간을 주는 이혼숙려제가 이씨 부부의 홧김 이혼을 막은 것이다.
 이처럼 이혼에 대해 다시 생각할 시간을 주는 이혼숙려제 도입 후 포항지역의 이혼이 크게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7일 대구지방법원 포항지원에 따르면 이 제도가 시행된 지난 6월20일부터 10월7일까지 100여일간 협의이혼 건수는 총 141건으로 집계됐다.
 이는 제도 시행 전인 지난 3월2일부터 6월19일까지 100여일간의 297건에 비해 절반수준으로 하락한 수치다.
 또 포항지원이 시범적으로 이 제도를 운영하기 시작한 2006년 9월11일 이후 1년간 협의이혼 건수도 1257건으로 제도 도입 전 1년간의 1289건보다 2.5%정도 줄었다.
 특히 제도 시범도입 전 1년간 1289건의 협의이혼 신청이 이뤄져 100% 이혼했으나, 제도 도입 후 1년 동안에는 전체 접수된 1335건 중 1257건만이 이혼했다.
 이혼숙려제가 당사자간 합의가 이뤄질 경우 100% 이혼하던 부부들 중 5.8%의 이혼을 막은 셈이다.           
 포항지원은 이 제도를 시범운영 할때에는 3주로 숙려기간을 정했으나, 지난 6월말 제도 본격 도입 후에는 양육해야 할 자녀가 있는 경우는 3개월, 없는 경우는 1개월로 기간을 늘렸다.
 또 협의이혼 신청 시 미성년 자녀의 양육계획, 친권자 결정 협의서 제출도 의무화 했다.
 예전 같으면 친권자만 결정하면 됐지만 이제는 자녀 양육과 관련된 합의가 없으면 협의이혼 자체가 불가능하게 된 것이다.
 만약 부부간 협의내용이 불충분하다고 판단되면 재판부는 재협의 명령을 내리게 되고 이에 응하지 않으면 이혼신고를 할 수 없게 돼 자녀들의 권리보장을 강화했다.
 대구지법 포항지원 관계자는 “이혼숙려제 도입 후 홧김 이혼 등 부부간 협의이혼이 크게 줄었다”며 “앞으로 이 제도가 정착되면 신중하지 못한 이혼은 더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김대욱기자 dwkim@hidom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