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사장 해머와 자전거 체인, 민주당

2008-12-28     경북도민일보
 
 민주당이 국회본회의장을 기습 점거하면서 여야간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한나라당은 민주당의 반 의회주의적 행태를 “도둑놈들이나 하는 짓”이라고 비난하고, 민주당은 “악법 저지를 위한 자구책”이라고 반박하고 있다. `도둑놈’ 소리를 듣는 민주당이나, 정치력을 발휘하지 못한 채 야당에 질질 끌려 다니는 한나라당이나 한심하기는 마찬가지다. 다만 세계적 경제위기 상황에서 민생법안조차 처리하지 못하도록 원천 봉쇄하는 민주당은 민심의 심판을 각오해야한다.
 민주당은 본회의장 점거에 앞서 한나라당의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국회외교통상위 단독상정 저지를 위해 공사판 해머를 동원하고 소화전을 꺼내 회의장에 물을 뿌렸다. 민주당 행태는 386들이 운동권에 몸담았을 당시 거리에서 경찰과 부딪치며 화염병을 던지고 투쟁하던 모습과 하나 다를 바 없다. 게다가 자기들이 체결한 FTA를 부정하는 행위는 무정부투쟁을 연상케 한다.
 본회의장 기습점거는 한나라당으로부터 “도둑놈”이라는 소리를 들어도 반박할 여지가 없는 행동이었다. 국회의장만 출입하는 문으로 몰래 들어가 의장실을 점거하고 내부에서 출입문을 자전거 체인으로 똘똘 말아 개폐를 차단한 것은 조직적 범죄를 준비하는 치밀함이 엿보인다. 민주당에게 이미 국회의사당은 민의의 전당이 아니라 386 투쟁의 무대일 뿐이다. 철물점에서 해머와 자전거 체인 따위를 구입하는 그들의 치기어린 모습이 눈에 선하다.
 야당이 본회의 표결을 차단한 법안중 상당수가 경제위기 극복과 관련한 법안이다. 서민들의 생계지원을 위한 안건도 포함됐다. 그들이 주장하는 ’악법’의 범주에 속하는 법안은 극소수다. 한나라당과 김형오 국회의장은 쟁점법안의 처리를 늦추겠다는 양보안도 제시했다. 그런데도 민주당은 막무가내다. 경제위기가 닥쳐오면 그 책임은 전적으로 민주당이 져야할지 모른다.
 민주당의 본회의장 점거로 한나라당의 법안처리는 사실상 불안해졌다. 안건처리는 `국회본회의장’에서만 가능하게 되어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한나라당은 야당의 의회 파괴적 행태를 규탄하되 한나라당 단독 날치기나 변칙처리로 야당을 자극해선 안 된다. 회기가 아직 남아있는 만큼 야당을 설 득하는 데 마지막 노력을 기울이기 바란다. 그래도 민주당이 본회의장 점거를 풀지 않는다면 국민들이 그들을 용서하지 않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