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대 무직자를 `경제대통령’으로 추앙한 나라

2009-01-11     경북도민일보
 

 인터넷 논객으로 `경제대통령’으로 불린 `미네르바’가 결국 구속됐다. “외환시장과 국가 신인도에 영향을 미쳤다”는 게 박 씨를 구속한 법원 판단이다. 미네르바는 전문대학을 나와 이런 저런 회사를 전전하다 실업자 신세로 전락한 30대 젊은이다. 그런 박 씨의 글에 우리 경제가 농락 당해왔다는 사실이 기가 막히고, 그의 글에 환호한 네티즌들이 한심하기만 하다.
 전문대 출신과 무직자라는 게 나쁘다거나, 인터넷에 글을 올리지 말라는 얘기가 결코 아니다. 31살의 청년이라면 온종일 직장을 찾기 위해 구직시장을 헤매며 품을 파는 게 정상이다. 그러나 그는 그러지 않았다. 돈벌이 대신 하루 종일 컴퓨터 앞에 앉아 인터넷을 검색하며 `외환시장과 국가신인도’에 영향을 미치는 악담을 퍼부었다.
 박 씨와 같은 사람이 일할 직장이 없는 것도 아니다. 서울의 한 구청 미화원 모집에 `물리학 박사’까지 응모한 사실이 밝혀졌다. 경기도 가구 공장은 “월 150만원을 보장해도 근로자들이 오지 않는다“고 개탄했다. 지금도 우리나라 젊은 근로자를 구하지 못해 동남아와 중국 근로자를 고용한 공장이 널려 있다. 자기 소득조차 해결하지 못한 미네르바가 나라경제 운운했고, 수많은 미네르바가 그를 `경제대통령’이라 불렀다니 인터넷은 분명 `하수처리장’이라 할만 하다.
 미네르바 구속에 일부 네티즌들과 좌파 언론들이 날뛰고 있다. `표현의 자유’ 운운하며 촛불을 선동하고 있다. 미네르바가 표현의 자유를 누렸다면 상응하는 책임을 져야 한다. 그런데 그는 신분을 철저히 속였다. 전문대학 출신이 `미국 유학’으로 둔갑했고, 실업자 신세를 `미국 서브프라임 설계자’라고 사기쳤다. 이래도 촛불을 들고 박 씨를 옹호하겠다는 것인가?
 이 나라엔 너무 많은 미네르바가 있다. 대부분 할 일없는, 아니 할 일이 있어도 골방 컴퓨터에 매달려 악플이나 다는 백수들이 미네르바다. 물론 이들에게 일자리를 제공하지 못한 정부책임도 없지 않다. 그러나 구청 청소미화원에 지원한 물리학 박사까지 나왔다. 3D 직종엔 우리나라 젊은 근로자들을 찾기 힘들다. 모두 넥타이 매는 번듯한 직장만 고집하는 미네르바들 때문이다. 제대로 된 정치인이라면, 언론이라면 이들에게 컴퓨터를 당장 끄고 일자리를 찾아 품을 팔라고 종용해야 한다. 미네르바를 옹호하는 자들은 또 다른 미네르바에 불과할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