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대~한민국’을

2006-05-11     경북도민일보
그 해 유월, 한국 사람치고 감동의 물기를 눈에 머금지 않은 사람 있으랴. 우리 모두는 목이 쉬었으며 모르는 사람과도 하이파이브를 나눴다. 그 때를 생각하면 지금도 가슴이 터질 듯 생기가 솟아난다. 괴성 같은 아나운서들의 외침도 귀에 생생하다. `드디어 해냈습니다. 한국축구 월드컵 16강 진출!’ `8강입니다! 우리 태극전사들이 기적을 이루었습니다.’ `대한민국, 꿈입니까? 현실입니까? 태극전사들이 해냈습니다! 우리가 월드컵 4강 신화를…’

그 해 유월은 그렇게 우리 앞에 감동적으로 펼쳐졌고 신화가 되었다. 우리는 그 살아 있는 신화를 두고두고 이야기하며 지난 4년을 보냈다. 다시 그 `유월’을 눈앞에 두고 있다. 이제 28일 앞으로 다가온 독일월드컵을 기다리면서 온 국민은 그 영광의 재현을 기원하고 있다. 다시 한번 `대-한민국’을 목이 터지도록 외치고 싶은 것이다. 4000만이 하나되어 `오-필승 코리아’를 추억처럼 합창하고 싶은 것이다.

어제 독일월드컵 최종 엔트리 23명이 확정 발표되었다. 아드보카트 감독이 몇 달을 고심하며 추리고 추린 태극전사들이다. 확정 명단이 궁금하긴 했지만 발표된 선수들은 하루 아침에 등장한 신데렐라들이 아니다. 하나같이 국민 모두가 생각하고 점쳤던 우리들의 영웅들이다. 혹여 명단에 들지 못해 슬픈 젊은이들도 없지 않겠으나 다음을 기약하거나 다른 운동장에서 기량과 정열을 쏟으면 된다.

이제 우리의 영웅들은 모레 소집되어 본격 훈련에 들어가 국내에서 외국팀과의 두 차례 평가전을 가진 뒤 보름 후면 독일 쪽으로 날아간다. 유월의 하늘이 기다려진다. 어쩐지 감동이 먼저 오고 있다. 눈에는 까닭 모를 물기부터 눈에 고인다. 2006년 대한의 영웅들이여, 대한민국 국민들은 당신들을 믿는다. 다시 한번 `대-한민국!’ 목놓아 외치게 해주리란 것을.

정재모/언론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