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슬기롭게 `포항 매듭’풀자

2006-08-24     경북도민일보
 
 
 포항지역 건설노조 파업이 며칠 뒤면 석달 째로 접어든다. 예측못한 요소들이 잇따라 돌발하면서 힘겨루기만 해온 탓이다. 상대를 배려하지 않고 강경하게 맞서 봤자 해결은 그만큼 더 멀어질 뿐이다. 여기에 감정까지 개입되면 사태는 본질을 벗어나게 마련이다. 지난 두달 포항의 모습이 이랬다.
 때마침 발주사인 포스코가 부드러운 자세를 먼저 보였다. 엊그제 포항시민과 건설노조원들에게 호소문을 냈다. 파업 단순가담자에게는 손해배상과 제철소 출입제한을 풀겠다고 했다. 경찰에 선처를 부탁하겠다는 뜻도 밝혔다. 이는 포스코가 사태 수습에 팔을 걷었음을 뜻하는 것이라고 본다. 근로자들이 현장으로 돌아올 수있는 퇴로를 열어놓은 것이다.
 건설협회도 원청업체인 포스코건설과 맺은 공사계약 포기를 내비쳤다. 물론 쉬운 일은 아니다. 협회 67개사에 계약포기 도미노 현상이 파급될 경우 지역경제는 얼마나 더 심각한 국면을 맞게 될 것인가. 협회로서는 마지막 카드를 만지작거리고 있는 셈이다. 이는 절박한 현실 인식의 표현이기도 하다.
 이제 공은 건설노조의 코트로 넘어갔다 할 수 있다. 배후의 민주노총이 어떤 태도를 보이느냐가 열쇠다. 시위중 사망한 하중근씨 문제는 정치성이다. 근무여건 개선은 노사문제다. 두 가지를 한꺼번에 해결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분리 해결도 한가지 방법이다.
 지역경제는 곤경에 빠져 있다. 산업도시 포항의 이미지는 파업도시, 시위도시로 먹칠되고 말았다. 이제는 포항의 모든 계층이 머리를 맞대고 슬기롭게 대타협의 길을 찾아야 한다. 포스코가 유화(宥和)자세를 보인 지금이 바로 그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