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 금연운동 지역사회 메아리 기대한다

2009-04-16     경북도민일보
 
 포스코 포항제철소는 지난달 30일 `포항공단 흡연율 0’를 다짐했다. 금연운동이 정준양 회장 체제 출범과 함께 선포되자 이색운동으로 눈길을 끌고 있는 게 사실이다. 따라서 성취율은 앞으로도 계속 관심거리로 남게 됐다. 그 뒤 3주가 다 돼간다. 그 동안 얼마나 성과를 올렸는지는 알 수 없다. 그러나 담배를 끊기가 얼마나 어려운가를 생각하면 벌써 숫자로 포장된 성과 제시를 요구하는 것은 매우 성급한 짓이랄 수밖에 없다. 지금은 포스코의 금연운동이 공감대를 넓혀가고 있는 단계라는 사실이 중요하다.
 우리가 포스코의 `흡연율 0 운동’에 유달리 관심을 갖는 것은 금연운동의 시발점으로 자리매김하기를 바라는 때문이다. 담배가 우리 몸에 끼치는 해악을 새삼스럽게 재론할 필요는 없겠다. 다만 담배가 신체건강에만 해악을 끼치는 게 아니라는 사실에도 한 번 주목하자는 것이다. 운전자가 튕겨 버리는 담배꽁초, 숲 가꾸기를 하며 버리는 담배꽁초, 등산객이 버리는 담배꽁초 이런 것들이 일으키는 산불을 말하고자 함이다.
 담뱃불이 산림자원을 불태워 일으키는 손해는 이루 다 계산해낼 길이 없다. 이달 상순 칠곡군 지천면과 구미, 안동 같은 곳에서 일어난 산불이 그 일례다. 경북도는 불타 없어진 산림면적이 112.5㏊, 피해금액은 15억3423만 원이라고 했다. 여기엔 공익적 가치와 조림복원비용까지 들어있다고 하나 고개를 끄덕일 사람은 없다. 단지 당국의 기록용 집계로만 알고 있을 뿐이다.
 반면에 담배를 끊을 경우 절약되는 비용 또한 담뱃불 피해를 뛰어넘는다는 계산이 나왔다. 포스코 직원의 절반인 8000여명이 4월부터 연말까지 금연해서 아낄 수 있는 돈이 54억 원을 넘는다는 것이다. 2500원을 잣대 삼을 때 하루 1갑만 사지 않아도 앞으로 아홉 달 동안 67만5000원을 아낄 수 있다. 포스코의 금연운동으로 포항시는 지방세수 20억7000만 원이 줄어든다고 한다. 그렇다해도 담배 때문에 빚어지는 손해를 감안하면 되레 큰돈이 남을 것으로 여겨진다.
 우리는 포스코의 이 같은 계산법이 한낱 흥밋거리로 가볍게 다뤼지지 않기를 기대한다. 금연운동이 포항시청으로, 또 다른 기관으로 퍼져나갈 경우 그에 따라 얻을 수 있는 이득은 굳이 돈으로 따질 일이 아닌 까닭이다. 공무원들은 걸핏하면 `0 운동’을 들먹인다. `산불 피해 0 운동’ `부패 0 운동’ 따위가 그런 종류다. 실현 가능성을 믿기 어려운 이런 운동보다는 `흡연율 0’부터 시범을 보이는 게 훨씬 더 신뢰감을 받을 것이란 생각이 든다. 포스코 포항제철소에서 시작된 금연운동이 지역사회 전체에 크게 메아리치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