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수원 본사 이전 이번엔 정말로 마무리 되나

2009-05-31     경북도민일보

 경주시가 해결 방안을 찾지 못해 쩔쩔매는 일 가운데 하나가 한국수력원자력주식회사(한수원) 본사의  둥지 틀기다. 양북면 장항리로 한수원 본사를 옮기기로 해놓고도 이제까지 질질 끌어온 것은 이 곳이 미흡하다는 인식이 밑바닥에 깔려 있는 때문이다. 한수원 본사와 협력업체, 그리고 가족들이 자리잡기엔 비좁다는 얘기다. 게다가 울산 좋은 일만 시킨다는 뜻도 들어있다.
 한수원 본사가 경주시내에 자리잡아야 한다는 주장은 3년이 넘도록 받아들여지지 않고 있다. 정치권 인사들이 개입해 시도도 해봤지만 이뤄낸 것은 없다. 동경주와 서경주가 갈등의 골만 키워온 게 이제까지 빚어진 상황이다. 성취는 없고 분열만 키워온 것이다. 이제 더 이상 시간을 끌어봤자 실익이 없다는 판단이 큰 흐름을 타고 있다. 실제로 그럴 시간도 없는 게 사실이다.
 6월초엔 한수원 본사 이전 문제가 매듭짓게 될 것 같다. 지난달 26일 경주시장·시의회의장, 지역국회의원, 한수원 경영관리본부장이  한자리에 모인 결과다. 이들은 동경주에 인센티브를 주어 서경주 이전을 한 번 더 추진해보기로 했다. 그러나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장항리 이전을 적극 추진하기로 했다. 마지막 카드를 던지는 것이다. 동경주 주민들의 마음을 움직일 인센티브가 무엇일지에 향배가 걸리게 된 셈이다.
 이 결정이 최종 카드가 되기를 기대한다. 넓지도 않고, 인구가 많은 것도 아닌 경주가 둘로 갈라져 맞서는 모습은 이제 마침표를 찍어야 한다. 동경주 주민들의 마음을 바꾸게 할 인센티브가 이제 며칠 뒤엔 모습을 드러내게 된다. 과연 무슨 대책이 어떤 모양으로 나타날지 관심거리다. 그러나 이마저 거부당하면 그것으로 끝내기로 관계자들은 의견을 모았다. 동·서 경주 양쪽 모두가 윈윈하는 대책이 마련되기를 기원한다.
 경주는 본래가 하나다. 한수원 본사 이전 문제로 동경주-서경주가 맞섰지만 경주가 이렇게 갈라선 전례가 없다. 한수원 본사 이전으로 딸려오는 `떡’ 한 덩어리를 차지하기 위해 화합이 깨지고 이득에만 영악하다는 인식을 심어서는 좋을 게 없다. 파이는 나누는 게 좋고, 경주는 하나가 되는 게 좋다. 빨리 매듭짓고 경주가 더욱 발전할 다른 방도를 찾아야 한다. 아울러 공직자들은 한때를 모면하기 위해 사려 깊지 못한 언약을 일삼아 이런 일이 두 번 다시 일어나게 하지 않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