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져만 가는 도·소매가 격차에 소비자 주머니 샌다

2009-06-17     경북도민일보
 
소비자 이득 대폭 감소, 내수 활성화 악영향 우려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생산자물가상승률을 크게 앞지른 현상은 그만큼 소비자의 이득이 줄어들었음을 뜻한다.
 소비자의 이득이 줄어든 만큼 같은 돈으로 구매할 수 있는 재화와 서비스의 양이 감소해 내수에 좋지 않은 영향을 준다.
 하반기에는 물가 상승을 자극할 만한 요인들이 잠복해 있어 두 물가 상승률 사이의 격차가 자칫 소비자물가의 상승폭을 키울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생산자물가지수는 출고 시점의 가격을, 소비자물가지수는 소비자들이 구매할 때치르는 가격을 품목별 가중치를 둬 산출한다. 품목과 가중치는 서로 조금씩 다르지만, 국내 재화 및 서비스의 도매가와 소매가 수준을 반영한다고 보면 된다.
 지난달 굴의 생산자물가는 64.2%나 내린 반면 소비자물가는 4.8% 내리는 데 그쳐 59.4% 포인트 차이가 났다. 산지에서는 가격이 3분의 1로 떨어졌는데도 소비자는 거의 예전 가격 그대로 사 먹은 셈이다.
 단감, 조개, 피망, 상추, 버섯 등 주요 농ㆍ수산물도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생산자물가 상승률보다 20% 포인트 이상 높았다.
 공산품에서는 선풍기의 소비자물가가 전년 말보다 29.9% 올라 생산자물가 상승률(19.7%)보다 10.2% 포인트 높았다. 전기밥솥, 전자레인지, 아동복은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생산자물가 상승률을 9.6%, 7.9%, 5.4% 포인트씩 앞질렀다.
 생산자물가 상승률은 마이너스를,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플러스를 기록해 두 물가가 반대 방향으로 움직이는 현상도 눈에 띈다.
 이는 농ㆍ수ㆍ축산물에 집중돼 5월 단감의 경우 생산자물가는 작년 말에 비해 10.9% 내린 반면 소비자물가는 34.4% 올랐다.
 귤, 조기, 돼지고기, 수박, 마른 멸치, 피망, 조개 등에서도 생산자물가는 내린반면 소비자물가는 올라 5~30% 포인트까지 격차가 벌어졌다.
 생산자물가와 소비자물가 사이에 필연적인 상관관계는 없지만 두 물가 사이의 괴리가 지속된다면 이는 결국 소비자의 피해로 돌아갈 공산이 크다.
 소비자물가가 생산자물가보다 상승폭이 커진다면 생산으로 얻는 소득의 증가율보다 소비에 지출해야 하는 금액의 증가율이 더 높다는 의미가 된다.
 다시 말해 소비자가 보다 싼 값에 재화와 서비스를 구매함으로써 얻게 될 혜택이 유통마진 등으로 빨려 들어가는 셈이 되는 것이다.
 이는 결국 각 경제주체들의 구매력을 떨어뜨리는 효과가 있기 때문에 내수 활성화에 장애물이 될 가능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