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사과-성주참외

2009-07-22     경북도민일보
 우리 나라 농촌에서 비닐하우스  시설 재배가 빠른 속도로 발전하기 시작한 시기는 1970년대라고 할 수 있다. 채소만 하더라도 1970년에 763㏊이던 것이 1980년엔 7142㏊로 늘어났다. 10년 사이에 10배 가까이 늘어난 셈이다. 그보다 또 10년 뒤엔 2만3688㏊를 기록했다. 시설 재배가 이토록 폭발세를 보인 힘은 뭐니 뭐니 해도  노지(露地)재배로는 따라잡을  수 없는  소득증가에 있었다.
 농가 소득이 늘어나자 시설에서 재배하는 작목 또한 같은 길을 달렸다. 요즘은 비닐하우스에서 기르지 않는 작목이 무엇이 있을까 싶을 정도로 그 종류는 갖가지다. 제철도 아닌  딸기를 잡숫고 싶어하는 어머니를  위해 얼어붙은 땅을 파며 하느님을 부르짖어 찾았다는 어느 효자의 이야기는 글자 그대로 호랑이 담배 피우던 시절에나 그럴싸했던 이야기가 되고 말았다.
 경북의 대표 작목 순위가 뒤바뀌었다. 경북사과가 성주참외에게 금메달을 내주었다고 한다. 통계청의 지역내 총생산(GRDP)중 농업생산액과 농수산식품부의 농림수산식품 통계연보를 분석했더니 그런 결과가 나오더라는 것이다 .2007년말 현재 경북지역 사과 생산액이 성주 참외 3528억원 보다 189억원이 적었다. 생산량도,재배면적도 사과가 월등히 앞섰는데도 생산액이 스퍼트를 해 판세를 뒤집은  꼴이다.
 여기에서 우리는 비닐하우스의 위력을 새삼 절감하게 된다. 참외 재배면적은 사과의 4분의1에 지나지 않았으나 생산량이 앞선 결과가 나타났다.게다가  비싼 값이  생산액에겐 원군 노릇을 했다. 맥없이 무릎을 꿇고만 경북사과가 잃어버린 명예를 되찾을 날이 과연 올것인지 관심거리가 되고 말았다. 요즘 인기 높은 키 낮은 사과는 일반 사과나무보다 생산성이 높다. 이 품종으로 교체가 끝나면 그때는 어깨를 당당히 겨루어 볼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김용언 / 언론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