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동해안 `해뜰날’

2009-08-03     경북도민일보
 가수 송대관은 `해뜰날’을 부르고 난 뒤 그 삶이 활짝 피었다는 소리를 들은 것 같다. 사실인지 어떤지는 모르겠다. 그렇긴 해도 그의 이전 삶이 고생길이었던만큼 그의 노래대로 `쨍하고 해뜰날’이 돌아온 것도 우연의 결과물만은 아닐 것이란 생각도 든다. 누구가 됐든 모진 역경 속에서도 `해뜰날’을 기다리는 마음 가짐은 그래서 중요하다. 성공한 사람일수록 `역경지수’가 높다지 않나.
 지난 주말 경북 동해안이 정말로 오랜만에 북적거렸다. 포항 6개 해수욕장을 비롯해 경주 5개,울진 7개 해수욕장에 피서객들이 한꺼번에 몰려든 탓이다. 이제껏 초가을 같던 날씨도 뜨거운 맛을 보여 주겠다는듯 불볕을 내리쬐어 해수욕장은 어디를 가릴 것 없이 북새통이었던 모양이다. 바다 뿐만이 아니다. 산간 계곡,안동 하회마을,을진 친환경농업엑스토도 초만원이었다고 한다. 지난 주말 경북을 찾은 피서객들이 100만명 이라니 알만하다.
 오랜만에 `쨍하고 해뜰날’을 맞은 듯 상인들은 입이 귀에 걸렸다. 해수욕장 개장 이래 날씨의 조화 속에 한산하다 못해 썰렁하기까지 했던 그날 그날이 얼마나 원망스러웠을까 싶어 안쓰럽기도 하다. 평소 2시간여 거리인 포항 ~ 울진이 3배 가까운 시간이 걸렸다고 한다. 북새통이었을 그 정경이 눈앞에 그려지는 것만 같다.
 기상청은 오늘을 기점으로 불볕이 몰려오리라고 했다. 초가을 날씨가 땡볕에 밀려난다니 이제서야 여름맛이 날 모양이지만 한편으로는 날씨 변덕이 도를 넘는다는 생각도 든다. 해마다 이 무렵이면 고속도로는 `거대한 고속(苦速)주차장’으로 둔갑하곤 한다. 관계기관들도 손쓸 엄두조차 못내는 게  굳어진 풍속도다. 경기불황 탓에 바다 밖으로 나갈 관광 인파들이 국내에서 여름을 보내는 것도 혼잡의 한 가지 원인이다. 이런 행복조차 맛볼 엄두를 못내더라도 `해뜰날’을 흥얼거리며 이 여름을 이겨내자. 
 김용언/언론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