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의 앞날 암울하기만 하다

2006-09-13     경북도민일보
 
 
 어제 투표에 부친 노사 잠정합의안이 결국 부결됐다. 포항지역 건설노조가 끝내 모든 지역민들의 기대를 저버리고 만 것이다. 이에따라 현재까지 만으로도 최장기를 기록한 파업은 앞으로 얼마를 더 끌어갈지 알 수 없게 돼버렸다.
 찬반투표의 부결은 자칫 지역경제의 파멸을 가져올지도 모른다. 석 달째 계속되고 있는 파업은 가뜩이나 어려운 지역경제를 더욱 힘들게 하고 있다. 이미 건설사 3개가 포스코와 계약을 해지했고 70개 가까운 각 부문의 건설사들도 한가닥 기대를 걸고 투표결과를 지켜보던 참이다. 이 많은 회사들이 2 ~ 3개월이 만기인 어음을 막지 못한다면 그 결과는 뻔하다. 폐업, 도산에 대량 실직사태가 줄지어 일어날 것이다. 대다수 건설노동자들의 곤궁한 가계는 또 어찌 할 것인가.
 건설노조가 노사 잠정합의안을 부결함으로써 포항의 앞날은 예측하기 어렵게 돼버렸다. 미로 속에 갇힌 채 출구와는 점점 멀어져만 가는 상황과 다를 게 없다. 파업에 마침표를 찍는 결정을 했더라면 이야기 할 수 있는 희망도 송두리째 사라져 버린 느낌이다. 더불어 살 길을 버렸으니 공멸(共滅)할 수밖에 없는 것인가. 차마 입에 올리기도 싫은 화두다.
 사태를 이 지경으로 이끈 노조는 노조대로 내부 갈등의 골이 더욱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새로운 노조가 태동하고 있고 이미 상당수 노조원들이 합류한 상황이다. 이번 결정이 두 노조 사이의 세력판도를 어떻게 변화시킬지는 관심거리다. 또한 이미 공사 현장에 복귀한 근로자들의 향배 또한 눈여겨 봐야 하게 됐다.
 노조는 부결을 선택했고, 포항은 희망을 잃었다. 걱정만 쌓일 뿐 돌파구는 더욱 멀어져 버린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