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년전 볍씨의 싹

2006-09-13     경북도민일보
 지구상에서 가장 오래된 농촌은 기원전 6000년 께로 추정된다. 최초의 촌락형태는 이라크 동북부에 있는 선사시대 유적에서 1948년 발견됐다. 작은 집 25채 정도가 모여 있었을 것으로 보이는 마을은 가로 90곒, 세로 140곒넓이였다. 이 옛 마을 터에서 탄화된 밀, 보리 같은 곡물과 가축뼈가 대량으로 출토됐다.
 이번엔 2000여년 전 옛 중국 진시황시대와 비슷한 연대의 볍씨가 새싹을 틔워 눈길을 끌고 있다. 허베이(河北)성 창저우(滄州)지구 허젠(河間)시 문물보관소가 지난 4일 출토된 동한시대 고묘의 문물 상태를 점검하다 발견했다는 보도다. 비교적 습기도 많은 고묘에서 어떻게 2000여년 동안이나 보관될 수 있었을까? 중국 학계는 그 비밀만 알아낼 수 있다면 볍씨 연구에 큰 전기가 되리라는 기대감에 부풀어있다는 소식이다.
 중국의 자포니카 쌀은 우리나라에서 없어서 못파는 쌀로 자리를 굳힌 것 같다. 최근 수입쌀의 판매 현황을 보면 그런 생각이 든다. 그러나 정작 중국에서 농사의 인기는 별로다. 1990년 73.6%이던 농촌인구의 비율이 2002년엔 60.9%로 내려앉은 데서도 잘 알 수 있다.쌀 생산량도 줄고 있다. 다른 직종과 견주어 돈벌이에서 단연 열세인 까닭이다.
 벼에는 대략 4만 종류나 되는 유전자(게놈)가 있다고 한다. 세계 각국의 두뇌들이 벼 연구에 매달려 밝혀낸 결과다.벼의 게놈을 구성하는 3억9000만 염기쌍 가운데 95% 정도를 해독할 수 있다고 얼마전 보도된 일이 있다. 유전자 정보의 해독 정밀도는 99.99%라고 한다.`슈퍼 볍씨’가 머잖아 나오려나?
 이렇듯 쌀 농사는 우리나라만 귀중히 여기는 분야는 아니다. 세계 각국이 우량품종 개발 연구에 앞을 다투고 있다. 2000여년 전 볍씨임이 확인만 된다면 중국의 볍씨 연구도 날개를 달지 모를 일이다.
 /김용언 논설위원 kim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