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시종 낙과를 모아서불을 지른다. 낙과를 불태워도,한오리 연기도 안난다. 낙과 탄 자리를 쓸어도,사리 한 톨 없구나.
김시종 고기 두 마리가 담겨 있어도,빈 쟁반이다. 고기 두 마리를 담으면,쟁반의 고기가 네 마리가 된다. 쟁반의 고기를 다 먹어도,고기 두마리가 늘 남아 있다.
김상훈 비슬산 멧새 한 마리앞마당에 내려 앉아 무엔가 전갈하듯쫑깃거리다 가버렸다. 울안에 듬뿍이 쏟아 논도라지꽃 내음새
김상훈 너를 두고 너라고 밀치고나를 두고 나라고 도사리면 너와난 언제고 둘일뿐하나되긴 영영 먼길 萬象은 不二의 渾融임을미쳐 못깬 어리석음.
김상훈 꽃 떨어진 자리에꽃이 차지한 만큼의 무게가 실리고잎 떨어진 자리에잎이 차지한 만큼의 무게가 남는다.내 떠난 자리에어떤 의미가 남을까.무슨 의미가 맴돌까.
김시종 비가 많이 와도,머위 밭은 젖지 않는다. 넓은 잎이 우산이 되어,단비를 거부한다. 머위 밭은 늘상 비가 내려도,가뭄면할 날이 없다.
김시종 부실한 죽정이도,용케 나무에 매달렸는데… 토실한 과일이 떨어져,마구 땅 위를 뒹굴다니! 안타깝구나. 열매에게도,인간처럼 숙명이 있다니.
김시종 예술인지? 외설인지?남근깎는 목각장! 목각이 외설이 되어,끝내 법정에 섰다. 유죄가 확정되자,남근같은 판결이라네.
김시종 사랑하지도 않는 사람끼리,결혼은 뭣 땀시롱 서두르며… 최저의 애국도 못하는 주제에,왜 결사적으로 집권하려 추태냐? 눈 먼 야욕 앞에 노출되어,개인도 나라도 피멍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