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잡이에 매달린 채 그는 입구로 끌려나왔다. 그 순간, 이번에는 닫으려고 하는 문을 도로 밀어붙여 바람에 맞섰다.” 폭풍 속에 문손잡이에 매달려 이리저리 끌려다니면서 버리둥거리는 사람의 나약이 그대로 눈앞에 그려진다.
바람이 세게 부는 날엔 우산을 펴다가도 바람에 끌려갈 수도 있다. 바람의 힘 때문이지 바람의 속도가 빨라서 그런 것은 아니다. 이런 날 풍속(風速)은 초속 10~15곒,시속으로는 45㎞쯤 된다고 한다. 초속(㎧)은 몇 분 동안의
평균값이고, 순간풍속은 글자 그대로 어느 한 순간의 바람 속도다.
홍콩 이름인 제13호 태풍 산산(SHANSHAN)의 순간최대풍속은 49곒(시속 176㎞)였다고 보도됐다. 태풍에 따라서는 순간 최대풍속이 80곒 경우도 있었다니 비교가 안된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
그러나 순간 풍속 41곒만 하더라도 차창을 열어놓고 시속 148㎞로 달릴 때의 느낌이라고 한다.큰 나무가 뿌리 째 뽑혀 벌러덩 누워 버리는 풍속이다.
기상당국은 32.7㎧를 풍력 12단계 가운데 최상위로 구분했다.그 이름도 `싹쓸바람’이니 말만 들어도 으스스해질 지경이다.
이를 훨씬 뛰어넘는 태풍 산산호가 상륙하지 않고 동해로 빠져 나갔으니 그나마 다행이다.그런데도 그 피해규모가 만만치 않은 것 같다. 어선을 묶다가 귀중한 목숨을 잃은 어부까지 있어 안타깝다.저지대의 침수피해,과수농의 낙과피해,농작물피해, 가옥파괴…. 꼽아나가자면 끝이 없을 것이다.
9월 태풍은 우리에겐 단골 불청객이다. 엊그제 산산호는 한반도를 휩쓴 날짜가 공교롭게도 1959년 태풍 사라호와 똑같아 우연의 일치치고는 기이하다는 느낌까지 준다.잦은 재앙은 온난화를 부채질하는 인간의 책임도 크다. /김용언 논설위원 kim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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