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격하락·판매부진 불보듯” 농민 농사포기 속출
“이 많은 쌀을 어디에 내다 팔아란 말입니까?”
“차라리 농사를 포기하는 게 나을 것 같습니다”
올해 포항지역 공공비축미곡 매입물량이 지난해에 비해 급감하면서 일선 농민들의 불만이 고조되고 있다.
포항시는 올해 공공비축미곡 매입물량이 13만5260가마(조곡40kg)로 확정됐다고 24일 밝혔다.
전년도 19만1541가마보다 30%이상 감소한 양이다.
지역별 물량은 남구 4만9552가마, 북구 9만5708가마.
농지 면적이 상대적으로 많은 남구 장기, 북구 흥해 신광 청하 송라 기계면 지역의 물량이 크게 감소했다.
지역 농민들은 이를 두고 추곡수매제 폐지에 이어 농민들을 두 번 죽이는 조치라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김우영(64·북구 흥해읍)씨는 “쌀 수매제 폐지로 기본적인 생계마저 위협받고 있는 현실에 공공비축 매입물량마저 줄이면 쌀 농사를 짓지 말라는 것”이라며 “가격하락과 판매부진은 불 보듯 뻔하다”고 불평했다.
그는 “반평생 농사를 짓고 살았지만 갈수록 여건이 힘들어져 모든 것을 포기하고 싶은 심정”이라고 덧붙였다.
지역 농민들의 이같은 현실은 논 면적 감소로 이어지고 있다.
시에 따르면 지난 2004년 벼 재배면적은 9164㏊에서 지난해 9046㏊, 올해는 8895㏊로 해마다 크게 감소하고 있다.
따라서 쌀소득보전 직불제의 현실화를 통해 산지 불안감 해소가 급선무라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시 관계자는 “세계무역기구(WTO) 협정상 올해부터 쌀 보조금이 감축돼 정부 매입량이 크게 줄었다”면서 “추곡수매제 폐지에 따른 후유증을 개선하기 위해 다양한 대응방안을 모색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공공비축제는 정부가 일정 분량의 쌀을 시가로 매입해 시가로 방출하는 제도로 쌀 협상에 따른 시장 개방폭의 확대에 대비, 추곡수매제를 대신해 지난해 도입됐다.
/김웅희기자 woo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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